실미도의 블로그

대간 28차28구간(진고개-구룡령) 본문

백두대간 /8차(19.03~20.11)

대간 28차28구간(진고개-구룡령)

실미도 2020. 9. 6. 15:32

진고개-구룡령

 

❈ 산행일시 : 2020. 08. 14(금) - 15(토)

❈ 산행인원 : 그린산방 백두대간13기 종주대 산우님들과

❈ 산행코스 : 진고개-동대산-두로봉-신로령-만월봉-응복산-약수산-구룡령

❈ 산행거리 : 23.50km(트랭글 24.16km)

❈ 날    씨 : 안개/흐림

 

 

[총무후기-이쁜수현]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서쪽,동쪽, 번갈아 가며

매서운 폭우가 너울 진 파도처럼 덮쳐 지났다.

 

긴 장마끝에 한 참 만에 풀어 헤친 대간길,

휴게소 부근부터 장대비가 쏟아 부었지만,

설레는 마음은 가실 줄 모르고,

 

진고개 새벽 3~

내리던 비가 잠시 소곤소곤 거릴 때,

우리도 조용히 버스에서 내려 산으로 스며들었다.

 

속닥 거리던 비 소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거세지고,

한참 만에 올라선 동대산 정상.

오늘 코스 중 가장 높은 봉우리로 이제 남은 길은 동대산 보다 낮다.

 

빗줄기는 세차게 내리고 번쩍이는 번개와 천둥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이제는 머리 위에서 우리를 위협하듯 쾅~~ 번쩍 뻔쩍 거리고,

빗줄기들은 대나무숲 장대처럼 꽃꽃히 우리를 애워싸고 있다.

 

~등산화 높이만큼 등산화에 물이 가득 차고,

~오솔길은 흐르는 빗물로 가득 차고,

물길 따라 풍덩풍덩 함께 걷는다.

 

13기 대간길에는 빗님을 별로 만난 적이 없었다.

노란 우비 속 허리춤에 매단 렌턴 불빛이 따뜻하게 새어 나와

사춘기 시절 장대비를 맞으며, 친구와 아스팔트를

달렸던 추억에 잠기게 한다.

친구도 나도 우산이 없어서 아마 비를 몽땅 맞았었는데,,,

 

어떤 광고의 패러디로 니들이 비맛을 알아

빗줄기를 가르며 등산하는 맛이 또 있다.

 

두로봉에서 후미4사람이 중탈 하기로 하고,

완만한 내림길로 숲길을 빠져 나오자 지난번 단체사진을 찍었던 두로령이다

두로령에서 내면탐방지원센타까지 6.4k 도착, 길이 이뻐서

땅강산님이 낭만길이라는 미명을 지었다.

 

흑백 풍경속에 붉은빛 홍수주의보, 라고 전광판이 써 있고,

입산통제하던 국립공원 직원이 우리를 맞아주며 감사하게 따뜻한 차를 내어주셨다.

 

구룡령을 향한 아스팔트 위로 수많은 빗줄기가 배꼽모양으로 사라질 때 쯤

길가 간이식당 신구구팔팔선배님이 사주신 뜨거운 감자전은

세상에 맛이 아닌 듯 맛있었다.

 

까칠까칠하던 삶에 길에서 함께 걸으며 사포질 하듯 다듬어 주고

앞으로도 계속 앞서 걸으실 줄만 알았던

호위무사 같았던 거보대장님 리딩이

몽당연필처럼 뭉텅뭉텅 짧아지고 있다.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아카시아님~

초심님~

신구구팔팔님~

오억만사장님~

 

항상 마음 모아주시는 대간 식구모두~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