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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7차(17.10~18.12)

14차9구간(댓재-두문동재)

실미도 2018. 5. 30. 13:47

댓재-두문동재



산행일시 : 2018. 05. 18()-19()

산행인원 : 그린산방 대간12기 산우님들과 함께

산행코스 : 댓재-황장산-큰재-환선봉-덕항산-건의령-삼수령-매봉-신선봉-금대봉-두문동재

산행거리 : 36.12km(트랭글)

날      씨 : 맑음/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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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간 고도표 


▼ 주요지점 도착 및 소요시간

                총무후기[긍지]

 

2018518()~19()149구간

초록빛 바닷물에 허우적 거렸던 긴 시간(35.85km)....

 

지난구간 육십령까지 밟아두고 다시 북으로 올라온다...

(어디가 어딘지 아직도 모르고 따라 걷는다는걸 알았다..한참 헤맸다.

내가 걷고 있는길이 어디메일까?하고서는.바보다.그래서 더 계속 걸어야 하는 이유다.^^)

 

출발 당일 우수수수 떨어진다.ㅠㅠ

울 대간종주선배님들,거보대장님 표현대로 경쟁적으로 취소들을 하셨다.

승자는 누구였을까?

다음 구간엔 건강한 모습들로 모두들 뵙기를 바라며

이빨빠진 옥수수로 대간버스는 덜컹덜컹 출발~~^^

 

댓재가 처음 온거마냥 낯설다.

분명 요기까지 내려왔을 터인데...

대장님 기온 확인하러 내려가셨다가 이슬이 만땅 이라시며 절레절레 하신다.

 

단체 인증을 하려한건 아니였는데 우르르르

어케 모인김에 얼떨결에 단체인증을 하고출발(250)

 

사전 탐색없이 대충 고도만 찾아보고 왔던터라 어떤 기대도 없이 그냥 걷는다.

오솔길,둘레길 마냥 편안한 느낌에 어쩐지 감사한 맘이 든다.

숨찰 겨를도 없고.촉촉한 슈크림빵 속에 빠져있는듯 달달하기까지하고...

왠일?횡재한 기분이다.

바람이 조금 불어오면 옷을 껴입고.더우면 벗고...

특별히 까다로운것 없이 날씨마저 온순하게 승질도 부리지않고...

 

이거이 왠 떡인가?하는 사이 황장산(37)

황장산을 지나 부드럽게 내려서 조금 걷고 나는데.

!

하늘을 쳐다보다 깜짝 놀랐다.

눈이 내린것도 아닌데 하얀 상고대가...

반짝반짝 나뭇잎에 맺힌 이슬방울에 반사된 전나무?무튼 침엽수가 아름답다.

이파리가 희번덕해서 아름답다. ..

자연의 조화로 신비를 발하는 이 경이를 말로 표현을 하지 못함이 안타깝고

그 걸 본 나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게 환희의 기쁨을 누리며 가는 내내 모두들

 

입에서는 감탄사와 눈에서는 빛을 ,마음에서는 감동의 소리가 마구마구 들린다.

이슬맞은 나뭇잎들을 스쳐 지나가기에 온 옷이 젖어도 그저 좋기만 했다.

촉촉히 젖은 땅 아래에서 올라오는 냄새는 비릿하지 않고 달콤했다.

2주 사이에 봄이 만연했다.

초록빛에 물들어 잠 못 자고 걷는 울 대간팀 얼굴은

피곤이 무색하게 생기가득이다.^^

 

큰재를 지나 잠깐 방향감 상실로 우왕좌왕 쫌 하고

다행히 바로 제대로 진입로를 찾아들었다.

(선두는 알바를 좀 하셨다고..흔치 않는데 간만에 ...)

 

 

초록숲 몽환길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 좋은 길을 감탄감탄하며 걷는데도 졸음은 이기지 못한다.

제아무리 이쁜감탄도 본능을 제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비몽사몽 잠에 취한건지 초록의 싱그러움에 취한건지...

머리는 꽤나 맑은데 졸음이 쏟아지는건 어쩔수 없다...ㅜㅜ

잠이 깨기를 기다리며 계속 걷는다.

일출을 보지 못 했지만 어느새 환해짐을 느끼고...

아니 운무에 가려 날 밝음도 뒤늦게나 깨닫는다.

 

헤드렌턴을 끄려보니 덕항산이다.(618)

조금더 지나 바람 없는곳을 피해서 아침을 먹자며 또 출발.

20여분 더 걸었더니 구부시령

구부시렁에 모두들 모여계신다..

아침을 간단히 먹는데 땀인지 이슬인지 다 젖고 나니 으슬으슬 춥다.

바람막이에 입고 또 하나 더 걸친다.

봄이라지만 뭍의 봄이랑은 또 다름을 실감한다.

추워서 더 못 있겠다며 선두는 먼저 출발을 하고...나도 곧 따라나선다.건의령으로

 

건의령에서 차량 지원있다 하셨다.

그닥 힘들다 라는 생각 없이 여태걸어왔지만 그래도 쉴 생각에 걸음이 더 가벼워 지는데...

!

패스 하자신다...

쉬면서 썬크림도 좀 바르고 자외선 방어를 위해 나름 철벽방어도 할 생각이였는데...

그것보다 편히 앉고 싶은 맘이 간절했지만.

전체적인 여론에 따라 그냥 마음 접기로한다.

 

그런데 박달재님께서 발을 잘못 내딪으셨는지 무릎 통증에 잘 못 걸으신다...

건의령에 다다랐을 무렵(9) 결국 박달재님은 버스로 하산하기로 하시고

 

우리는 다시 가던길 삼수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삼수령 가던길에는 산불이 심히 났던지.민둥산이 보였고 곳곳에 어린 소나무가 심겨 있었다.

타버린 나무의 그루터기 옆에 어린 소나무들이 언제나 크나?라는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이 들었다.

 

서서히 햇살이 반짝하니 운무를 걷어가고...

촉촉했던 잎들이 빛을 받아 유난히 더 싱그럽고 이쁘다...

하루를 몇날며칠 다른 기후로 살다 온 느낌이다.

 

이름모를 노랑꽃들이 지천에 무심히 피어 제 모양으로 사람들을 기쁘게 했고.

새들도 맑은 소리로 지저귀며 그야말로 딱 5월 같은 5월의 봄이였다.

햇살이 따스했다.

따스한 햇살 쬐니 잠깐 달아났던 졸음이 또 몰려온다.

졸린 눈을 그냥 감고 걸어본다.

아니 실눈.억지 치켜 뜨려하지 않았다.

유난히 많이 자주 졸립네...하며 나름의 포기였다.

 

2시간만 가면 차량이 있다했다.

두시간이 꽤나 길게 느껴졌다.

초록으로 도배한 그 꽃길(여느대간길에 비하믄...)이 오래토록 길고 길다.

좋은 길 걸어 더 졸린것 같다. 투덜투덜 할 핑계가 없어서였을까?

무료하다 싶을정도의 호사를 누리면서 '졸려 죽겠다'를 연신 외친다.

 

드디어 삼수령(1050)

버스가 넘 반갑다.

얼른 버스에 타서 간단히 요기하고 이것저것 다시 챙기고 남은 15키로를 향해 go~~

 

에공...

버스에서 쉬고 나왔는데 왜 걸음이 더 더디고 무겁다...

나는 빨리 걸어가는듯 한데 안 걸어진다...

그닥 힘들게 걷지도 않았는데 무엇이 내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지...

터벅터벅 걷는다.

모두들 앞서 보내고 뒤에서 걷는다.

매봉산 오르는 오솔길이 너무 낭만적이다

탁 트인 전망과 노랑색 보리며 ,초록색도 보리일까?무튼 짙초록..

파랑하늘과 하양 대형 팔랑개비..잘 갈아엎어둔 붉은토양...

 

색상들의 조화가 너무도 평화롭다

두 팔 벌려 그 한 가운데 큰 대자로 누워 보고 싶은 충동이 마구마구 든다.

 

너른 들판의 여유로움에 에너지 충전하여 매봉을 찍는다(12)

매봉에서 본 전망은 또 환상이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훤히 보이는데...꽤 멀게 느껴진다.

매봉에서 선두팀이 주신 포도 몇알로 당을 채우고 출발~^^

~

그 길 또 얼마나 좋던지...

산책을 나온 듯 한 이 기분...

따스한 햇살과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에 걸맞다.

보는 우리는 좋지만 인간의 탐욕에 벌겨벗겨진 고냉지밭떼기가 맘 아프신지

대장님은 마냥 좋아라하는 내 모습에 쓴 웃음을 지으신다.

 

바람의 언덕지나 비단봉 가는 길 부터는 또 우거진 숲길...

초록을 질리도록 느낀다.

그럼에도 질리지 않는걸 보니

그냥 초록이 아닌 ,숨 쉬는 살아있는 초록이라 그런갑다...

라고 생각해본다

함께 호흡을 하고 함께 느끼고...

 

비단봉 가는 길이 이젠 더디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것 같이...

아이고..지친다...

지친걸음 더하기 감기는 눈두덩,,,,

환장하겠다.

왤케 졸린지.죙일 졸립다.

그만할때도 됐다 싶건만 어쩌자고 이렇게 끝까지 가는길 함께 하려는건지

네 이놈.고약하다.참말로.ㅜㅜ

이상하리만큼 졸렸다.ㅜㅜ

 

 

어찌어찌 비단봉 찍는다.(1552)

?아는 사람이다.영멘님이 보이신다.^^

비단봉에서 탁트인 시야를 배경으로 인증샷 하고 한숨 돌리고 출발한다.

산이조앙님.심야부회장님.긍지.거보대장님.이케 였는데

영멘님까지 다섯이 후미로 금대봉으로 떠난다.

 

금대봉에서 맥봉이 있다며 당근을 살포시 던져놓으시고는

거보대장님 우리를 밀어올리신다.

금대봉 가는 길 참 멀다.

심야부회장님 맥봉 다 해치우지 말라며

 

우리가 살아남아있음을 확인시키시고.

꾸역꾸역 한걸음씩 옮겨간다.

 

드디어 금대봉.(215)

아이고~~지친다

아이고~~졸려 듁갔다.

석기정님이 주시는 맥주 한 컵을 벌컥벌컥 원샷 후

 

햇살좋은 풀밭위에 누워본다.

~~~좋다...

살것 같다...^^

참 맥봉은 맘대로님과 바이올린님께서 봉사해주셨다.하셨다.

(후미 도착시 이미 하산 하셔서 들리는 풍문으로 기사 남깁니당~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잠깐 누웠다 일어나 가려는데 벌써 산이조앙님은 휑하니 내려가셨고..

군이님과 오늘의 날머리 두문동재로 향한다.

 

내려오는 길이 그야말로 비단길이다.

햇살 좋고 우거진 초록나무 사이사이 연분홍 철쭉들...

이번 9구간 ,시간내서 다시 와야지

라는 생각 또 또 또 들었다.

계절에따라 ,시간에 따라 늘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반기니 어찌 같다라고 하겠냐고...

금대봉에서 두문동재까지는

콧노래를 부르며 룰루랄라 신나게 내려왔다.

진짜 아름다운 길이였다.

 

댓재(250)에서 두문동재.(240)

처음 걷는 길.

긴 길(35.85).

끝까지 설레였던 기억이다.^^

 

후미 밀고오시니라 고생하신 거보대장님,심야부회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이젠 대간 종주자로 함께하신 엘린님...식구늘어 기쁘고 많이 환영합니다.^^

앞으로 뒤로 왔다갔다 멀티로 움직이신 담다디 대장님의 멀티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또 맥봉해주신 맘대로님 바이올린님 감사드리고 함께 하신 울 대간식구분들 모두에게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모두 함께여서 더없이 싱그럽던 5월 대간길이였습니다.

6월에 또 설레임으로 만나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