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의 가을 끝자락에 취함
o 소 재 지 : 강원도 인제군, 양양군, 속초시
o 산행 일시 : 2009년 10월 24일(토)
o 산행 인원 : 조명호, 이규남, 나
o 산행 코스 : 소공원-비선대-금강굴-마등령-오세암-영시암-백담사-백담계곡-매표소
o 산행 시간 : 8시간 30분(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o 산행 거리 : 약 21km
o 산행 날씨 : 맑음 / 흐림
▼ 산행진행 개념도
06:15 설악동 매표소 산행들머리 출발
07:00 비선대
07:30 금강굴
10:00 마등령 10:25 출발
11:10 오세암 점심식사 11:45 출발
12:25 영시암 12:40 출발
13:20 백담사
14:45 용대리 매표소 도착
◈ 옛 직장의 동료들의 모임에서 1박2일의 가을 나들이를 가기로 하여, 금요일 조금 일찍 퇴근하여 구리역에
19시에 도착하니 조명호이사, 오완석, 그리고 이규남이와 조정형이는 초등생 아들을 데리고 나와 있다.
경춘 국도를 타고 춘천에서 중앙고속도로에 진입, 홍천에서 빠져나와 인제를 지나 미시령 터널을 통과, 미리
예약한 속초의 한화리조트에 도착하여, 먼저 도착한 김우용씨가 준비한 푸짐하고 다양한 종류의 회를 안주로
새벽 02시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잠깐 눈을 붙이고 04시30분에 기상, 오늘 산행하기로 한 셋이서 아침을 먹고 택시를 타고 설악동에 도착하여
말 많은, 그러나 아직도 없어지지 않은 입장권(실은 들르지도 않을 신흥사의 문화재 관람료)을 매표소에서
1인당 2,500원을 지불하고 씁쓸힌 기분으로 산행을시작한다
06시가 조금 넘은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이지만 권금성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어둠 속의, 제대의 촛불이 없으면 그냥 지나칠 법한 커다란 청동 좌불을 지나고 비선대를 지나 금강굴을 향해
된비알을 오른다. 금강굴 오르는 철계단을 오르는데 내려오는 산객이 감식초 냄새가 난다고 한다.
어제 늦게까지 마신 술이 덜 깬나보다.
금강굴에 올라 바라본 천불동 계곡이 불이 붙은 듯 울긋불긋 단풍이 붉게 타오르고 있다.
비구니 스님 한분이 계곡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겨있고, 한 남자가 칡즙을 한잔에 2,000원에 팔고있다.
덜깬 술과 갈증이 나던차에 한잔씩 들이켜고 계단을 내려선다.
마등령에 오르며 가끔씩 보이던 울산바위와 설악동 소공원, 천불동계곡과 화채봉의 조망이 서서히 밀려오는
안개속으로 숨어버린다.
조명호 이사의 "작년 6월에 금강산에 갔을때 비가 와서 아무것도 못 봤는데 오늘도 똑같다"는 아쉬운 듯한 말에
동감을 느낀다. 나야 8월 부터 설악에 6번째(백두대간 종주 포함) 오는 것이지만, 두사람은 아쉬움이 더 크겠다
마등령에 도착하여 간단히 요기를 하고 막걸리를 한잔씩 나누고, 지지난 주에는 한창이던 단풍이 이제는 앙상한
가지만 남고, 등로에 떨어진 수북한 낙엽을 밟으며, 오른 만큼 이제는 내리막 길을 내려간다.
오세암에 도착하여 버너를 피워도 되느냐고 물으니, 화기 사용은 금지이며 11시30분 부터 점심 공양이 있으니
먹고 가란다. 기다림 끝에 종소리를 신호로 줄을 서고, 김으로 싼 주먹밥과 미역국을 받아 맛있게 먹었다.
절집의 음식은 처음이지만 화학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아주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다.
오세암을 출발하여 완만한 내리막 길을 산책하듯 걸어서 영시암에 도착하니, 이 곳에서는 녹두 흰죽을 공양한다.
오늘은 먹을 복이 있나보다. 반찬은 깍두기 하나 뿐이지만 맛있게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백담사로 향한다.
지지난 주에 백담사에서 셔틀버스를 타는데 1시간 이상 기다렸던 터라, 발걸음을 초보(초 스피드 보행) 수준으로
사람들을 추월하여 백담사에 도착하니, 어라! 지난번 보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더 길다. 오늘은 백담사 입구
다리 건너까지 이어져 있다. 버스 타는데 1시간 30분 이상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기다리느니 피곤하지만 걸어서 내려가기로 하고 포장된 좁은 길을, 버스가 지날때마다 길가에 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걷기 때문에 볼 수 있는 백담계곡의 흰 바위 위로 흐르는 비취빛 맑은 물과, 온 산이 불 붙은듯
붉게 물든 단풍을 보며 걷다보니 용대리 매표소에 도착했다.
속초 바닷가에서 보트를 타며 시간을 보내고 넘어온 일행과 합류하여 용대리 덕장 직영 황태판매점인 '다리골'에서
황태를 사고 원통에 능이백숙으로 유명한 '성은가든'에서 일행과, 이 곳에 사시는 형님 내외분을 모시고 뒷풀이 후
서울로 이동, 귀가함
▼ 울산바위와 우리의 진행방향인 금강굴의 갈림길 이정표
▼ 바위 위에서 자라는 어린 소나무, 끝내는 바위를 쪼개겠죠?
▼ 금강굴에서 바라본 천불동 계곡의 불타오르는 듯한 단풍
▼ 금강굴에서 천불동 계곡을 배경으로 선 조명호
▼ 1000m이상의 고도차를 올라서 마침내 마등령 직전의 이정표를 반갑게 마주한다.
▼ 고목속의 조명호-그냥 뚜껑 닫아버려!ㅋㅋㅋ
▼ 오세암, 수렴동 갈림길에서 영시암 내려오는 길의 단풍
▼ 너무나 맑은, 시리도록 푸른 빛의 계곡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