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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조침령-구룡령) 본문
▲▲▲ 제4차 (조침령-구룡령) ▲▲▲
o 산행일시 : 2012년 07월 20일(금) - 21일(토) (무박)
o 산행인원 : 그린산악회 백두대간5기 27명
o 산행코스 : 조침령-쇠나드리-연가리골 삼거리-왕승골 삼거리-갈전곡봉-구룡령
o 산행거리 : 21.25㎞(종주누계거리 75.98km / 백두대간 거리 734.58km / 10.34%)
o 산행시간 : 03시00분 - 10시38분 : 7시간38분
o 산행날씨 : 안개로 시계 오리무중
▼ GPG 기록('송암자'님)
▼ GPG 궤적('송암자'님)
☞ 주요지점 통과시간 및 누계시간
구 간 명 |
도 착 |
출 발 |
소요시간 |
누계시간 |
비 고 |
조침령 터널 |
|
03:00 |
|
|
|
대간 마루금 진입 |
|
03:20 |
20분 |
20분 |
|
황이리,진흑동 갈림길 |
|
05:12 |
1시간52분 |
2시간12분 |
옛조침령 |
1,061봉 |
|
06:26 |
1시간14분 |
3시간26분 |
|
연가리골 갈림길 |
|
07:12 |
46분 |
4시간12분 |
|
왕승골 갈림길 |
|
08:08 |
56분 |
5시간08분 |
|
갈전곡봉 |
|
09:23 |
1시간15분 |
6시간23분 |
|
갈전약수터 갈림길 |
|
09:41 |
18분 |
6시간41분 |
|
구룡령 옛길 정상 |
|
10:19 |
38분 |
7시간19분 |
|
구룡령 날머리 |
|
10:38 |
19분 |
7시간38분 |
|
총 산 행 시 간 |
7시간38분 |
|
[그린산방 대간5기 "송암자" 님의 산행후기를 옮겨옴]
나 혼자서 고도표와 지도를 봐가며 나름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그림자 형님이 내 어깨를 잡는다.^^
지난 북진 때 지나오던 눈 덮인 나무데크가 이젠 맨살(?)로 우리를 맞는다.
선두에서 나를 찾는 소리...
이 감사의 기분은 알바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ㅎㅎ
먼동이 터 오려면 아직 멀었고,
산행시작 02시간16분이 경과한 5시16분경...
산행거리 6.9키로 진행...
고도차가 350미터 이상인
오늘 진행구간의 첫 번째 상급 된비알 앞에서
잠시 호흡을 조절한다.
여명은 밝아오고 있지만 짙은 안개로
일출에 대한 기대는 이미 버린 지 오래...
이윽고 힘을 내어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첫 번째 오르막을 올라채고, 두 번째 오르막도 올라채고,
막바지 힘을 다해 올라채니, 드디어 1081봉 정상이다
현재시간 06시09분...
진행거리 9.1키로....
여기까지의 기록을 보면 시속3키로 정도...
역시 내 예상대로 오늘 이변이 없는 한 8시간이 안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산행초반부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어둠속이라 단체가 함께 이동하기 위해
속도를 많이 내지 않고 있고...
300미터 이상의 된비알 중 하나를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만 욕심내면 어쩌면 7시간 이내 종주도 가능할 수도...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점점 질주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어 내리막으로 접어들어 20여분 진행하다가
평탄한 지역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현재시간 06시27분...
진행거리 10.2키로...
평소보단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내심 속으로 쾌재를 외친다.
배가 고파서가 아니다.
밥을 먹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자유산행을 할 수 있고,
그러면 내가 목표한 7시간 안에 한번 도착해보리라 맘먹었다.
대략 오늘 구간을 21키로로 예상할 때
나머지 구간이 약 11키로 정도 남았다.
7시간 내 종주를 가정하면 10시까지 도착해야 하고,
앞으로 약 3시간30분정도 남았다.
희미하지만 가능성이 보였다.
자~! 선두조 출발 준비~!
한참 밥을 먹고 있는데,
거보대장님이 벌써 출발준비를 마쳤는지 출발을 서두르신다.
이런~! 아직 받을 다 먹지도 않았는데... ㅠㅠ
오늘은 나도 선두를 따라가 봐야지...
쫓기듯 아침을 허겁지겁 먹고 부랴부랴 짐을 챙기니
거보대장님이 이끄시는 선두는 이미 떠나버려 보이지 않고...
나는 허구현님과 함께 그 뒤를 쫓는다.
그러나 한번 앞서간 거보대장님 일행이 어디 추월당하실 분들인가.
그래도 더 이상 거리라도 벌어지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쫓아가 본다.
잠깐의 내리막과 야트막한 오르막을 지나고, 거의 달리다시피...
그러나 우린 양반족이라 달리지는 않고, 다만 빠른 걸음으로 나아간다. ^^
07시07분...
산행거리 11.6키로 지점을 통과하면서 오르막을 만나고....
07시48분...
산행거리 13.9키로 지점인 950봉 정상을 올라채고...
08시06분...
산행거리 15.2키로 지점인 된비알 앞에 다시 서고...
08시26분...
산행거리 15.7키로 지점인 900봉 정상에 올라선다...
산행시간 5시간26분을 지나고 있다.
몇 개의 오르막을 오르고 내려갔는지...
머리 속에 그려놓은 이 구간 고도표는 이미 흩어지고...
오늘 진행해야 할 거리 감각이 혼란에 빠져버린지 오래...
사실 내 경우는 gps를 가지고 있어서 조금만 여유롭게 맘을 먹었다면
최소한 다른 일행보단 페이스조절이 쉬웠을 수 있다.
그런데 지난 겨울 눈으로 인해 14시간이나 걸렸던 것에 대한 보상으로
조금이라도 빨리 종주를 마치려는 생각은
수시로 확인하던 주행기록까지 혼선을 빚도록 유도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전체 진행거리 중 접속거리 약 1.2키로와
들머리 진입하자마자 알바한 구간인 1.2키로 합계 2.4키로를
현재까지 진행거리에서 빼고 거리계산을 해야 함에도
그것을 망각하고 거리계산을 하다보니 갈전곡봉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앞섰던 것... ㅠㅠ
이런 길을 걸을 땐 걷는다는 생각을 잊어버리고
다른 사색에 잠기거나
아니면 주변 풍광에 취해 여기저기 봐가며 가야 하는데... ㅠㅠ
오른쪽은 원시림으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왼쪽은 그나마 울창한 숲 사이로 간간이 시야가 확보되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역시 멀리 볼 수 있는 볼거리가 없다. ㅠㅠ
그러다 보니 오직 질주만 생각나고
7시간 안에 종주해 보겠다고 모처럼 호기롭게 출발해서
다소 오버페이스한 상태로 진행한다.
나름 구간계산을 치밀하게 했다고 생각했으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면서
내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위치가 어디쯤인지 파악이 안 되고...
나타나는 이정표라곤 갈전곡봉을 향하는 방향과 좌표값만 적혀 있을 뿐...
사실 그것만으로도 내가 시간적으로 여유만 있다면
좌표값으로 내 위치를 찾고 구간계산하며 페이스조절해서
그렇게 힘들게 산행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그 와중에서도 7시간 안에 주파하려면
6시간 안에 갈전곡봉을 올라야한다는 중압감에 박차를 가해본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갈전곡봉이라고 생각하고 오르기를 몇 번인가...
조급한 마음과 계속된 허탕에 힘은 빠지고,
그리고 높은 습도에 바람 한 점 없는 날씨는
나의 체력을 급격히 떨어뜨려 마침내 오르막 가운데에 주저앉고 만다.
얼마나 앉아 있었는지 모르겠다.
잠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나사님과 수리님도 만나고,
쿠키님과 특부님도 만나고, 아끼라님과 홍원님도 다시 만난다. ^^
조금 전에 다 추월하고 왔었는데... ㅠㅠ
뭔가...
왜 이럴까...
내가 이 정도의 난이도에 이 정도의 속도도 낼 수 없는 몸 상태란 말인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높은 습도와 함께 바람이 없는 날씨가
잔뜩 기대를 품고 진행하다 낙담하기를 반복하는 나를
급속도로 지치게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중엔 50미터 정도의 평이한 오르막도
200미터 이상의 된비알로 보이니 지치긴 많이 지쳤나 보다.
같이 동행하던 버팔로형님 내외분도 먼저 앞서가시고...
내 뒤를 따라 오시면서 갈...봉 얼마나 남았냐고
계속 물어보시던 얄개형님도 어느 순간 앞서가셨는지 보이지 않고...
마지막까지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허구현님도 앞서 나아가고...
이러다간 후미로 쳐지겠다싶어 다시 힘을 내서 오르니
드디어 갈전곡봉(1204)이다
현재시각 09시51분...
산행거리 18.6키로...
그 곳엔 나와 같이 진행하다가 먼저 갔던 허구현님을 비롯해서
중간 중간 많은 음료수와 과일을 챙겨주신 버팔로다형님 내외분과
오시는 내내 얼마나 남았냐고 계속 길을 묻던 얄개형님이 형수님과 쉬고 계신다.
그런데 거기에 또 다른 의외의 한분이 계신다. ^^
바로 지그림자형님이 함께 여유롭게 쉬고 계신다. ㅎㅎ
어라!
이 분은 원래 유유자적으로 천천히 산행을 하시는 분이신 줄 알았는데...
이렇게나 빨리... 헐~!
대단한 내공을 숨기고 계셨구나...^^
약 15분정도 아주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오전 10시07분 드디어 구룡령을 향해 출발한다.
갈전곡봉에서 구룡령까지 4.2키로...
이정표상으로는 2시간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사람의 얘기이고...
우린 그렇게 길게는 지루해서 못 간다. ㅠㅠ
수백 년은 됨직한 커다란 구멍을 안고 있는 참나무,
그 옆에 쓰러진지가 더 오래된 듯한 버섯을 피우며 흙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고목들,
그리고 새로운 움을 틔우며 자라고 있는 여린 나무들,
이름을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귀해 보이는 각종 야생화와
그 품에서 지저귀며 살아가고 있는 날짐승과
열심히 땅을 파며 생명활동을 하고 있는 멧돼지 등 산짐승들...
인간의 간섭이 배제된 살아있는 원시림이 몸으로 느껴진다.
내리막을 진행하다 치받골령을 지나고 뚝 떨어진 내리막을 지나다가
다시 시작되는 첫 번째 된비알을 넘어서서 아래로 내려서니
구룡령이 2.2키로에 1시간 남았다.
또 다시 힘을 내서 이어진 두 번째 된비알을 올라채고서 내려서니
이번엔 구룡령이 2.7키로에 40분이 남았다???
‘헐~!
이젠 별게 다 사람 김빠지게 하는구만... ㅠㅠ‘
여기서 쿠키누님이 내놓으신 마지막 간식과 물로 갈증을 해소한 후
내리막을 내려서니 구룡령 옛길이다.
마지막 인증샷을 날리고, 다시 또 진행...
언제나 마지막은 힘들다.
날은 점점 더워지고 습도는 아직도 높은 상태에서
마지막 1키로 쯤 남았다고 생각하고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저만치 앞에서 구원군이 나타나신다.
거보대장님과 하얀소형님이시다.^^
선두로 치고나가 날머리에 도착해서
아이스박스에서 갓 꺼내온
시원한... 아주 셔~언한 맥주를 배낭에 짊어지고 올라오셨다. ^^
지난 해...
내 기억에 가장 힘들게 진행했던 구간인 속리산 구간에서
가져간 물을 다 소진하고 산행 막바지에서 엄청나게 힘들어 할 때
그야말로 구세주처럼 나타나 우리의 목을 축여주었던...^^
그 때 이후로 우린...
여름이면 은근히 그 맥주를 기다리는 것이 산행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그것이 지난 겨울동안은 잠시 문을 닫았다가
오늘 다시 개점(?)했나보다... ^^
이 맛을 아는가... ^^
이 맛은 아무나 모른다.
그냥 날머리에 도착해서 마시는 맥주 맛과는 또 다르다.
예수님의 성수가 이 맛일까.
관세음보살님의 감로수가 바로 이 맛이리라.^^
너무 뻥친다고 생각하지 마시라...
술을 잘 못 먹는 나도 여기서는 한잔을 그냥 들이킨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이 짜르르하니 죽여준다.
이래서 사람들이 술을 찾는지 모르겠지만...ㅋㅋㅋ
목도 축이고 나머지 1키로야 그냥 날아갈듯 한 기분으로 달린다.
드디어 날머리에 들어서니
다음 구간인 진고개까지 22키로(11시간40분)이라는 표시와
지나온 구간인 조침령까지 21키로(10시간)이라는 표시가 있는 이정표가 있고,
저 아래로 계단이 늘어서 있다.
지난 3월 러셀을 시작하던 그 계단이다.
현재시간 11시30분...
비록 예상치 못한 체력저하로 목표했던 7시간 내에 종주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당초 대장님이 예상한 10시간보다
훨씬 단축한 8시간30분만에 날머리에 도착한다.
오늘도 이렇게 한 구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 ^^
▼ 조침령 터널 입구
▼ 임도를 따라 약20분 정도 오르다 백두대간 마루금에 들어선다
▼ 황이리, 진흑동 갈림길
▼ 아침식사
▼ 연가리골 갈림길
▼ 평해 손씨 묘소
▼ 왕승골 갈림길
▼ 갈전곡봉
▼ 구룡령 2.2km
▼ 짙은 안개에 기온과 습도는 높고 바람은 없고, 최근에 들어 물을 가장 많이 마셨다.
▼ 좀 전에 이정표지목에는 구룡령 2.2km 였는데, 거리는 늘고 소요시간은 줄고...
▼ 구룡령 옛길 정상
▼ 다음 구간의 약수산이 건너편에 보인다.
▼ 구룡령 날머리
▼ '하얀소'님과 아이스박스에 있는 맥주를 배낭에 넣고 구룡령 옛길 정상까지 다시 오른다.
▼ 뒤에 오는 산우들과 시원한 맥주로 건배, 갈증을 덜어 준다.
▼ 작년 대간4기에 이어 올해 5기에서도 맥주 배달은 계속해야 할 것 같다.
▼ 날머리 옆의 샘에서 간단하게 얼굴의 땀을 씻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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