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의 블로그
제3차(한계령-조침령) 본문
▲▲▲ 제3차 (한계령-조침령) ▲▲▲
o 산행일시 : 2012년 07월 06일(금) - 07일(토) (무박)
o 산행인원 : 그린산악회 백두대간5기 30명
o 산행코스 : 한계령-망대암산-점봉산-단목령-북암령-조침령
o 산행거리 : 23.9㎞(종주누계거리 54.73km / 백두대간 거리 734.58km / 7.45%)
o 산행시간 : 02시45분 - 10시45분 : 8시간
o 산행날씨 : 비 / 안개로 시계 오리무중
▼ GPG 기록('송암자'님)
▼ GPG 궤적('송암자'님)
▼ 처음 암릉을 통과하여 내려서자마자 좌측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알바 궤적이 적나라하게 나타나네요...('송암자'님)
▼ 주요지점 통과시간 및 소요시간
구 간 명 |
도 착 |
출 발 |
소요시간 |
누계시간 |
비 고 |
한계령 들머리 |
|
02:45 |
|
|
|
망대암산 |
05:52 |
|
3시간07분 |
3시간07분 |
|
점봉산 |
06:25 |
|
33분 |
3시간40분 |
|
단목령 |
08:03 |
|
1시간38분 |
5시간18분 |
|
북암령 |
08:58 |
|
55분 |
6시간13분 |
|
양양 양수발전소 |
09:40 |
|
42분 |
6시간55분 |
|
전망바위 |
10:10 |
|
30분 |
7시간25분 |
|
조침령 표지석 |
10:45 |
|
35분 |
8시간00분 |
|
조침령 터널 |
11:00 |
|
15분 |
8시간15분 |
|
총 산 행 시 간 |
8시간15분 |
|
[그린산방 대간5기 "송암자" 님의 산행후기를 옮겨옴]
지난 주 초부터 전국이 장마권에 접어들었다.
오랜 가뭄에 내리는 비여서 그런지 오히려 반갑기만 한 비...
그러나 산꾼 입장에선 그리 달가울 리 없다.
오늘은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렸다.
당연히 우리가 진행할 점봉산구간의 날씨가 궁금해 알아보니 다행히 내일 오전 오후에 비가 오지 않는단다.
아! 잘하면 점봉산에서 설악의 아름다운 장관을 볼 수 있겠구나. ^^
지난 해 초가을 북진 때 점봉산에서 바라본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하던 설악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던 나는
신록이 우거진 설악을 그려보며 다소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오늘의 코스는 한계령에서 출발해서 망대암산과 점봉산을 오르고
단목령을 지나 북암령을 거쳐 조침령까지 진행하게 된다.
거리는 도상거리로 약21키로 정도...
조침령터널까지는 23키로 정도...
대간구간 중 비교적 짧은(?) 거리이고
들머리인 한계령에서 출발 후 만나게 되는
가파른 암릉 구간과 점봉산까지의 된비알을 통과하고 나면,
비교적 무난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쉬운(?) 구간 중 하나이다.
그러나 다만 한계령에서 단목령까지의 구간이 비법정 등산로이다보니
8시 이전에 단목령을 통과해야 국공과의 껄끄러운 만남을 피할 수 있기에
초반에 암릉구간을 포함 된비알까지 포함된 약13키로를 어떻게 진행하느냐가 관건이다.
그 중에서 특히 암릉과 된비알이 집중되어 있는 초반 6키로 구간이 관건인 셈...
2시경에 출발한다고 가정할 경우 초반 암릉구간을 지나 5시경에 망대암산을...,
그리고 5시30분경에 점봉산을 오른다면 일출을 점봉산에서 맞이하면서
설악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두시간정도면 충분히 단목령까지 도착할 수 있을 테니까...
머릿속으로 큰 그림을 그리면서 사당에 도착하니 버스는 똑같은데 기사님이 바뀌었다.
나중에 들으니
그동안 우리와 대간을 함께해 주시던 기사님이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어
다른 차와 기사님이 함께 한단다.
무슨일일까... 나름 정들었는데...
별일 없기를...
오늘 우리 일행에 합류하시는 분 중에 개인적으로 특별히 관심이 가는 분이 한 분 계시다.
바로 특부님이라는 분으로서....
말로만 듣던 연예인이시란다. ㅋㅋㅋ
실제 얼굴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분이라 생각했는데,
최근 방영중인 ‘각시탈’에 출연중이라는 말에 엊그제 방영된 방송에 대한 기억이 어슴프레 생각났다. ^^
다름아닌 경성일보 사장으로 분해 친일기사를 작성하다가 각시탈에게 통쾌하게 수모(?)를 겪는... ㅋㅋㅋ
연예인과도 함께 산행하다니 ...
이런 영광이...ㅎㅎ
모든 산우님을 태우고 정시에 출발한 버스...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 보니 내설악광장휴게소다
그런데 비가 오고 있다 비록 많은 량은 아니지만 ...
멋진 풍광에 대한 기대가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ㅠㅠ
이윽고 한계령에 도착하니
비인듯...아닌듯...여전히 내리고 있는 안개비...
짙은 안개와 함께 하여 시야는 더 좁아진다
“오늘도 틀린 것 같은데요.”
옆에 계신 바위산형님에게 말을 걸었더니...
“아니, 망대암산이나 점봉산에 올라가면 안개가 걷히지 않을까?”
바위산형님은 아직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일출에 대한 소망을 소중이 간직하고 있다. ㅋㅋㅋ
내리는 비의 량을 보니 우의를 입을 정도는 아닌 듯 하여
그냥 베낭커버만 씌우고 출발...
새벽2시35분 경 드디어 선두가 출발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철조망을 넘어 가파른 마사토로 이루어진 언덕을 오르는데...
도로넘어 맞은편 절벽에서 흙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마사토에 안개비가 내리고 있는 이곳도 그리 안전한 곳은 못되는데...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비법정 등산로이긴 하지만 공공연히 대간을 위해 출입하고 있는 곳이니
어느 정도 붕괴방지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오르막길에 감시초소가 있고 이어지는 오르막을 올라채니
다시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앞서가던 대장님이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나 역시 이상하다고 판단되어 얼른 gps를 꺼내 살피니
지난번 북진 때 지나온 길이 틀림없다
똑같은 길도 가는 방향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이 겪었다
얼마나 진행했을까...
너덜지대같은 바위를 넘고 넘어 계속 진행하다가 다시 선두가 멈춰서고,
캄캄한 앞을 유심히 살펴보니 수직암벽 앞에 서있다.
지난 북진 때,
‘뭐 이런 길이 다 있나...’
하며 대간길을 개통(?)한 사람들을
엄청나게 타박(?)하고 투덜거리며 내려오던 바로 그 길이다. ㅠㅠ
‘나아~참~, 안 가면 그만인데... 가면서 왜 그런 투덜을 했는지... ㅠㅠ’
그런데 그 길을 이젠 오르막으로 만나고 있다.
다행이라면 그때는 이 길을 단목령을 지나 점봉산을 올라채고 나서
지친상태에서 내려오던 다소 위험한 길이었다면,
지금은 산행시작점...
아직 힘이 많이 남아 있다.
따라서 쉽게 통과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러나 내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안개비로 인해 바위가 미끄럽고 밧줄이 미끄럽다는 점...
수직암벽을 만나 앞사람이 올라가기를 기다리는 동안 gps를 보니 여기까지 800미터 진행했다.
시간도 어느덧 한 시간이 다 되어가고...
밧줄을 잡고 엉덩이를 뒤로 빼고 다리를 수평으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밧줄이 미끄러우니 자세가 엉거주춤 해진다
자연히 발이 제대로 지지되지 않아 바위에 미끄러져 오르기 힘들다보니,
팔 힘이 상대적으로 적은 여성 산우님은 후미에 선 사람들이 베낭을 받쳐주어야 하고...
나는 지난 주 설태길에 넘어져 다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다소 힘겹게 바위를 올라 가쁜 숨을 내쉬며 올라채니 이어지는 내리막길...
‘금방 다시 내려갈 길을 왜 올라왔나...ㅠㅠ’
지그재그로 연결된 밧줄을 잡고 가던 선두가 또 한번 정지한다.
시그날이 안 보인단다.
다시 후진해서 대장님이 앞서가시고,
우리는 뒤로 돌아 다시 오던 길로 돌아서서 가는데,
안개가 자욱하여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또 다른 직벽을 마주하고 서 있는데 그 직벽이 어째 많이 익숙하다고 느낀 순간...
앞서가시던 오늘 처음오신 특부님이 아까 올라갔던 그 직벽이란다.
오! 마이 갓! ㅠㅠ
아닌게 아니라 자세히 보니 방금 전에 간신히 올라갔던 그 암벽이다.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재빨리 gps를 확인해보니 한바퀴를 돌았다. ㅠㅠ
이런 젠장... ㅠㅠ
이 직벽을 다시 한번 올라채고 내리막으로 내려가다가
곧바로 좌회전해서 오르막길로 올라가야 했는데
우리는 그냥 쭈욱 내려갔었던 것...
나중에 알고보니 조금 전 한 바퀴 돈 길은 이곳 수직직벽의 우회길이었던 듯...
간신히 방향을 잡고서 미끄러운 바위길을 조심조심 나아가는데,
계속되는 암릉은 우리의 진행을 더욱 더디게 하고,
짙은 안개는 20여 미터만 떨어져도 앞사람이 보이지 않고,
더구나 비가 내리는 바윗길이라 발자국도 희미하여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
그린! 그린! 어디예요! 길이 끊겼어요! 대답해요!
내 앞에서 진행하시던 쿠키누님의 애절한(?) 외침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선두는 대답도 없고...
그러나 나름 동네산악대장(?)이신 특부님 덕택에 쿠키님과 나는 선두를 쫒아갈 수 있었다 ^^
앞사람이 암벽을 오르면 뒷사람은 무한정 기다려야하고,
나도 힘들게 암벽을 간신히 올라채면 앞사람은 어느새 보이지 않고,
희미하게 보이는 발자국을 따라 쫒아가기를 반복하며 드디어 마의 암릉 구간을 벗어나
지난번 북진때 알바했던 삼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현재시간 4시 25분...
gps를 보니 1.8키로에 1시간 50분이 소요되었다.
거의 시간당 1키로 정도로 진행...
이렇게 가다가는 단목령에 8시까지 도착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시간이 빠듯하다.
비록 지금부터는 방금 전 지나온 정도의 암릉은 없다지만
망대암산을 지나 점봉산까지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되어 속도가 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자칫 무리해서 나아갈 경우 오버페이스로 나머지 구간에서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안개비 때문인지 아니면 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옷은 몸에 달라붙고 신발도 축축해졌지만,
다행인 것은 날씨가 선선해서 갈증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
잠깐의 휴식과 간식을 섭취하고 곧바로 진행한다.
비교적 평탄한 길을 따라 진행하다가
994봉과 930봉 등 야트막한 봉우리를 가볍게 지나고 내려서서
gps기록 3.5키로 지점에서 오르막을 만나 가쁜 숨을 쉬면서 오르막을 올라채니
이곳이 망대암산(1236m) 바로아래 쉼터이다
한계령에서 여기까지 5.2키로...
걸린 시간은 3시간 8분을 지나고 있다현재시간 5시44분...
서서히 밝아오는 여명으로 당초 예상대로라면
망대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설악산의 풍경으로 눈을 호강시켜야 하는데...
그러나 현실은 짙은 안개로 인해 아~~~무것도 안 보이니...
망대암산을 지나쳐 그냥 우회길로 접어든다. ㅠㅠ
급 실망...
이런 젠장... ㅠㅠ
무거운 카메라를 짊어지고 오르는 바위산 형님과 에코 회장님의 표정이 실망스러움으로 변해가는 듯...
그래도 점봉산을 가면 좀 낫지 않을까.
망대암산에서 점봉산까지는 대략1.4키로...
사람 키를 넘는 잡목숲을 지나 다시 시작되는 된비알을
거친 숨을 내쉬며 쉬지않고 올라채니 드디어 점봉산(1424m)이다.
gps 기록상 6.6키로...(중간에 알바로 인하여 실제거리보다 길게 나왔을 수도...)
3시간49분 경과된 현재시각은 6시25분...
망대암산에서 이 곳 점봉산까지 1.4키로에 40분이 걸렸다.
그러나 여전히 짙은 안개와 안개비는 우리를 실망시키고...
이미 여명이 밝아 주변은 환하게 밝아왔지만, 날씨로 인해...
아무 것도... 그야말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ㅠㅠ
그러나 어쨋든 인증샷과 떼사진을 남기고...
단목령을 향해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이정표를 보니 단목령까지 6.2키로라는데 ...지금 출발시각을 보니 현재 6시36분...
오늘의 미션!
오전 8시까지 단목령을 통과하라!
다시 말해 6키로를 1시간30분 안에 통과하란다
참고적으로 점봉산에서 단목령까지는 1169봉을 지나 2키로 정도를 내리막으로 진행하다가,
952봉, 972봉, 937봉, 924봉, 928봉 등 야트막한 봉우리들이 산재해 있는...
비교적 큰 부담없는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되어 있어서 시속 2.5~3키로 정도로 진행한다면
크게 힘들지 않게 진행할 수 있는 대체로 평이한 구간이다.
길은 외길로서 길을 잃거나 알바할 일도 별로 없고,
길옆으로 산죽이 산재해 있어 나름 산책하듯 걷는다면
또 다른 상념에 빠져보는 즐거움을 나눌 수도 있는...
그러나 오늘은...
아니 지금 이 순간은 평균 시속 4키로 이상의 속도전이 요구되는 상황...
오르막에서 속도가 떨어질 것을 감안하면 내리막과 평길은 거의 시속6키로를 예상해야 할 판...
선두는 출발신호와 동시에 벌써 보이지 않고,
나는 쿠키누님과 특부님과 경태님과 함께 후미에 쳐저 천천히 진행한다.
점봉산을 뒤로하고 내려서는 내리막길... 그러나 그것도 그리 편한 길은 아니다.
안개비와 함께 길이 미끄러워 조심하지 않으면 그대로 미끄러질 상황...
우여곡절 끝에 내려오니 이번엔 산죽이 길을 방해한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간다면 가는 무적의 대간꾼들이 아닌가.
비록 최근 몇 달 동안 진행되었던 산행이 폭설로 인한 러셀과 설악산구간의 너덜길을 통과하면서,
속도보다는 안전산행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기에
속도를 요하는 질주본능에 대한 감각이 회복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그것이 기우였는가.
모두들 저만치 가버리고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대간 길에서 항상 중간을 유지하시던 에코회장님이
후미로 처지는 불가사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오히려 오버페이스로 인해 야트막한 오르막에서 내쉬는 숨이 뒤에서 듣기에도 벅차게 느껴진다.
오호! 이런 일이... ㅠㅠ^^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더운 날씨에 산행이 될 것을 우려하여 이런 저런 음료에다가
이번에 아름다운 설악을 담아보겠노라고 무거운 카메라까지 짊어지고 오느라
배낭무게가 너무 무거운 상태인 것도 한 몫을 한 듯... ㅠㅠ
무릇 양반은 달리는 법이 없는 법... ^^
쿠키누님과 특부님, 그리고 무릎이 좋지않아 천천히 진행하는 경태님과 에코회장님 등 우리 양반족(?)은
그 어떤 경우에도 달리는 산행을 거부하며 천천히 가기로 한다. ^^
그런데 어느 순간 쿠키누님과 특부님이 사라지고 없다.
이런 배신이 있나... ㅋㅋ
야트막한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며 한참을 쫓아가니 잠시 용무(?)를 보고 나온 아끼라님을 만나고
또 계속해서 숨이 턱에 차도록 쫓아가니(절대 달리지는 않고...^^)
저만치 쿠키님과 특부님이 가고 있다. ㅋㅋㅋ
사실 8시까지 단목령을 가야한다는 당위성은 이해하면서,
설마 할 수 있겠나 반신반의생각했다.
그런데... 단목령의 마지막 계단을 내려서니 08시02분...
여기까지 gps기록으로 12.5키로를 진행...
한계령에서 여기까지 5시간27분 소요했고,
점봉산에서 여기까지 정확히 1시간26분 걸렸다.
초반에 시속 1키로 정도로 진행된 암릉구간을 빼고, 나머지 구간을 평균으로 하면 시속 3.3키로...,
그 중에서 점봉산에서 여기까지만 평균하면 시속 4키로가 넘는다.
그것도 후미기록이 이러한데, 선두그룹이야 말해 무엇하랴. ^^
참으로 대~~~~~~단한 대간꾼들이다. ^^
단목령을 지나 500여 미터를 오르니 평탄한 공터에서 먼저 오신 선두 분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고,
나도 서둘러 아침을 꺼내 먹는다.
여기서 날머리인 조침령까지 남은 거리는 약 9.4키로 정도...
임도를 지나 버스가 대기하는 곳까지 감안하더라도 11키로 내외...
현재시각 08시30분...
보통 속도인 시속3키로 정도만 예상해도 3시간 반...
좀 더 여유있게 잡더라도 4시간이면 충분한 거리...
그러나 한번 불붙은 질주본능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고...
이 불길의 도화선은 거보대장님이 선두로 나서면서
아카데미님과 버팔로다형님, 여기에 개봉님과 들플형님 등이 가세하고
새로이 오신 검은돌님 등이 가세한다.
선두야 어떻든 나는 나대로 이번엔 매뉴얼 형님과 중간에서 살방살방 가기로 한다. ㅎㅎ
가다보니 지그림자형님과 같이 오신 칼라님도 걸음걸이가 유유자적이다. ㅋㅋ
늦게 도착한데다가 급히 밥을 먹어서 그런지 다소 더부룩한 상태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무리하지 않기위해 천천히 북암령을 오르는데,
먼저 출발해서 앞서가시던 에코회장님이 보이는데, 걸음이 많이 힘들어 보이신다.
역쉬~ ㅠㅠ
단목령까지 오시는 길에 다소 오버페이스한다 생각되었는데 그 여파가 있나보다...
그러나 이번 산행이 4번째(?) 종주일 정도로 워낙 노련하게 산행을 잘해오신 분이시니
잘 극복하시리라 생각할 뿐...
나와는 개인적으로 띠동갑이신 에코 회장님...
나도 과연 12년 후에 저렇게 강인한 체력을 유지한 채로
대간종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북암령(940m)을 지나 다시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다시금 된비알을 만나 힘들게 올라채어 1136봉과 1133봉을 지나
평탄하게 진행되는 숲길을 걸으며 어느 덧 1133봉도 지난다...
이 곳은 지난 북진 때 매뉴얼형님이 눈을 다쳐 하마터면 큰일날뻔 했던 지점이기도 하다.
당시 밤중에 진행되던 이 구간에서 앞사람의 옷깃에 걸린 가지가
뒤따르던 매뉴얼형님의 눈을 그대로 찔러 피가 나오는 중상을 입은 것...
다행히 우리 대간팀의 나이팅게일 아카데미님이 구급약을 가지고 있었고,
시기적절한 응급조치로 큰 불상사는 없었으나,
자칫했으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당시를 회상하며 다시 한번 아카데미님께 감사하며 이런 저런 얘기꽃을 피우며 이 곳을 지나간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대간길에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마란 법이 없는 만큼,
보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고,
사고가 발생하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조치를 할 것인지 규범이 필요할 것 같다는...
가만...
그러고 보니 그러한 매뉴얼(?)은 매뉴얼 형님이 만들어야 제대로 되지 않을까... ^^
참으로 기이한 인연이다... ㅎㅎㅎ
양수발전소 안내판을 지나고, 드디어 마지막 전망바위를 지나지만 여전히 안개는 짙게 드리워져 있다.
정말이지,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ㅠㅠ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이번에 점봉산이 단단히 삐졌나 보다. ㅠㅠ
안보여 주면 어쩌랴...
그러면 다음에 또 오면 되는 것을...
그것으로 인해 다음에 다시 올 구실이 생기는 것을... ㅎㅎ
드디어 마지막 덱크를 지나고 날머리에 도착하여 조침령 표지석 앞에서 인증샷을 날리고
임도따라 하산한다.
지난 3월 중순 구룡령에서 조침령까지 러셀하며 내려오던 그 임도...
그러나 그 당시의 임도라는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을 정도로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렇게 오늘도 한 구간을 마무리한다....고 생각했는데... ㅋㅋㅋ
그러나 오늘 구간이 너무 빨리 끝나서 심심했던 분이 몇 분 있었나 보다. ^^
우리보다 앞서갔던 버팔로다형님과 아카데미님, 애뫼형님과 개봉님, 그리고 허구현님...
이 곳 날머리에 도착해서 임도를 만나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에 빠졌단다.
사건의 발단은 버팔로다님과 아카데미님...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논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의 자랑스런 막내, 개봉님이 도착해서 불현 듯 스쳐지나가는 대장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주저없이 과감하게 왼쪽으로 진행하라는 쪽에 힘을 실어주게 되고...
애뫼님과 허구현님을 포함 5명은 모두들 왼쪽으로 진행...
그러나 그 길은 동쪽으로 가는 길로서 조침령터널 건너편으로 떨어지는 길...
이 와중에 허구현님은 ‘이것이 아닌데...’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그냥 따를 수 밖에 없었다는... ㅋㅋ
하여튼 부족한 산행거리를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걸어서 도착한 곳은
버스가 도착해 있는 조침령 터널의 건너편 ... ㅠㅠ
아~! 어쩌랴! 누굴 탓하랴~! ㅠㅠ
지나가는 차를 타려고 히치하이킹을 벌이고 있는 버팔로다형님과 아카데미님을 두고
애뫼님과 개봉님이 먼저 터널로 들어가고, 허구현님은 뒤늦게 따라가다가
나중에 트럭을 타고 나타난 버팔로다형님 내외분에 의해
허구현님은 간신히 구제받아 트럭에 올라탔으나,
우리의 가엾은 애뫼형님과 개봉님은 1145미터의 긴 터널을 터벅터벅 걸어올 수 밖에 없었다는...
자고로 줄을 잘서야 고생을 덜 한다는 좋은 교훈을 남긴 채...
이번 한 구간도 잘 마무리한다.ㅎㅎㅎ
감사합니다.^^
▼ 한계령 들머리
▼ ('지그림자'님 촬영)
▼ 거의 수직인 직벽을 로프를 잡고 오르는 일행들('지그림자'님 촬영)
▼ 후미를 보며 일행이 모두 오르기를 기다린다('지그림자'님 촬영)
▼ 망대암산 직전 안부에서 잠시 휴식중인 일행
▼ 안개 속에 묻혀있는 망대암산
▼ 점봉산 표지석에서('지그림자'님 촬영)
▼ 점봉산에서의 떼사진('바위산'님 촬영)
▼ 점봉산의 이정표지목
▼ 너른이골 갈림길
▼ 단목령 감시초소 '경태,님
▼ 북암령
▼ 양양 양수발전소 위 지점
▼ 비가 내리고 안개 끼인 등산로
▼ 전망바위 전망 제로-뒤 따라 온 '들플'형님과 오늘 처음 오신 '바위산1'님
▼ 조침령 표지석 : 임도를 따라 15~20분 내려가야 버스가 있는 조침령 터널에 도착할 수 있다
▼ 이번 구간의 날머리이자 다음 구간인 조침령-구룡령의 들머리
▼ 조침령 터널
▼ 뒷풀이 장소 길 건너편에 비에 젖은 배낭과 등산화를 널어 놓고('지그림자'님 촬영)
▼ 비와 땀으로 젖은 몸을 근로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목욕탕에서 씻고 즐거운 뒷풀이('바위산'님 촬영)
▼ 인제군 기린면 현리의 뒷풀이 장소인 '고기촌' ('바위산'님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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