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차(09.08~10.11)

제13구간 남진(도래기재-마구령)

실미도 2010. 2. 23. 15:31
      ▣ 제13구간 (도래기재-마구령) o 산행일시 : 2010년 02월 19일(금) - 20일(토) (무박2일) o 산행인원 : 그린산악회 산우님 24명과 함께 o 산행코스 : 도래기재-(2.6km)-옥돌봉-(3km)-박달령-(5.1km)-선달산-(1.77km)-늦은목이- (1.03km)-갈곶산-(4.9km)-마구령 o 산행거리 : 대간 18.4㎞ +접속 4km = 22.4km o 산행시간 : 03시25분 ~ 13시15분 : 9시간 50분 (식사, 휴식시간 포함, 접속 4km, 55분소요 별도) o 산행날씨 : 흐림/맑음(도래기재 도착 03:15 기온 -7℃) 산행 진행도
      03:25 도래기재 들머리 출발 04:40 550년 철쭉 갈림길 05:06 옥돌봉 06:25 박달령 09:53 선달산 10:30 늦은목이 11:03 갈곶산 13:05 894봉 헬기장 13:15 마구령 날머리 도착 14:10 임곡리 마을입구 복정역을 출발하며 오늘 산행에 대한 천문대장님의 설명이 시작된다. "대간 마루금에 지난주에 내린 눈이 적게는 30cm, 많은 곳은 1m정도로 그대로 쌓여있고, 아무도 지나간 사람이 없으므로 우리팀이 러쎌(russell)을하며 가야하고 또한 버스가 도래기재까지 못 올라갈 수도 있으며, 일단 11시까지 마구령에 도착하지 못하면 그곳에서 탈출한다" 는 설명이 끝나고 모두 취침 모드로 들어간다. 눈을 뜨니 버스는 미끄러운 도로를 조심조심 구불구불한 도래기재를 오른다. 드디어 03:15분에 도래기재 들머리 도착. 현재기온 -7℃, 다행히 바람은 잠잠한것 같다. 과연 오늘 종주를 무사히 마칠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긴장감으로 03:25분 눈덮인 들머리 계단을 오른다. 선두에 선 천문대장의 발자국을 쫓아 24명의 산우님들이 일렬로 행진한다. 해발 767m인 도래기재에서 해발 1244m인 옥돌봉까지 2.68km의 계속된 오르막 눈길이 만만치않다. 옥돌봉 못미쳐 550년 된 철죽의 표지판을 그냥 지나친다. 달도 별도 없는 어둠속이라 다음으로 미룬다. 옥석산이라 불리기도 하고, 6.25 격전지(激戰地)로 유명한 곳이며. 남쪽으로 주실령 따라 문수지맥을 분기하는 옥돌봉을 지나 된비알의 내리막을 미끄러지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썰매타듯 내려와, 경북 봉화군 물야면과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을 잇는 낙동강과 남한강의 분수계로 해발 970m의 고갯길인 박달령에 도착한다. 5.6km를 3시간이나 걸렸다. 러쎌(russell)을하며 진행하느라 속도가 붙지를 않는다. 박달령에서 잠시 첫 휴식을 취하고 교대로 러셀을 하기로 한다. 보폭이 짧은 사람이 선두에 서면 롱다리들이 불만이고, 보폭이 넓은 사람이 선두에 서면 숏다리들이 보폭을 맞추느라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온다. 나도 앞에서 러쎌을 해본다.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위에 내 발자국을 새겨놓으며 한발한발 내딪는 기분이 힘은 들지만 마냥 신난다. 눈이 내리면 동네 애새끼들과 개새끼들만 신난다고 하더니 나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 발자국 새기기에 몰입한다. 적게는 발목에서 바람에 실려와 쌓여 많은 곳은 무릎까지 올라오는 곳도 있어 시간이 배로 걸린다. 눈 위에 쪼그리고 앉아 아침식사를 하고 9:53분에야 선달산에 도착한다. 시야는 탁 틔었지만 흐린 날씨에 안개로 조망은 좋지않다. 정상의 공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단체사진 촬영을 한다. 산우님들이 힘이 좋으니까 나에게 선두에 서란다. 신나게 선달산을 출발, 늦은목이까지 된비알를 미끄러지듯 내달리고 내쳐 갈곶산까지의 오르막을 올라챈다.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린다. 갈곶산에서 부터는 오늘 처음 오신'초보'님이 선등에 서셨다. 그런데 닉만 '초보'일뿐 강호의 초절정 고수님이시다. 눈위를 사슴이 뛰듯 사뿐사뿐, 그야말로 '구름에 달 가 듯이' 눈 위를 스키 타듯이 내 달리신다. 오기 발동! 죽어라 뒤를 쫒는다. 다른 산우님들은 쫒아오거나 말거나. 앞만 보고 내달리기를 2km 남짓 했을까 허벅지 뒷쪽 근육에 경련이 일어난다. 오버 페이스를 한 것이다. 같이 가기를 포기하고 쟈켓을 벗고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잠시 쉬었다가 내 페이스대로 걷는다. 기온이 올라가며 눈이 녹아 아이젠에 달라붙어 벗었더니, 암릉이 군데군데 포진해있는 오르막에는 두발 전진에 한발 미끄러져 내리기 일쑤이고, 내리막에는 잡목을 잡고 설설기며 내려선다. 조금 더 가니 앞서가던 '초보'님이 저승사자처럼 기다리고 있다. 혼자 내려가서 기다리느니 같이 가자하신다. 오늘 제대로 내공이 출중한 고수님을 만나 고생이다. 뒤로 쳐져서 후미와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올것을.... 894봉 헬기장을 지나 낙동강과 남한강의 분수계로 영주시 부석면의 임곡리와 남대리를 잇는 해발 811m의 백두대간 고갯길로, 경상도에서 충청도 강원도를 통하는 관문으로 장사꾼들이 말을 몰고 다녔던 고개로써 경사가 심해 마치 논을 매는 것처럼 힘들다하여 ‘매기재’라고도 하였다는 해발 811m의 마구령(馬駒嶺)에 도착. 여느때 같으면 벌써 고치령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터인데... 대간길 종주를 시작하며 지금까지 만만했던 구간은 하나도 없었지만, 할수록 점점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눈길을 실컷 걸었고, 또한 체력 소모도 많았던터라 다리와 허리가 뻐근하다. 버스가 기다리는 임곡리 마을 입구까지 약4km를 50분여 걸어서 내려와서 뒷정리를 하는데 트럭을 타고 십여명의 산우님들이 내려오며 좋아한다. 오늘도 선두에 서서 손해를 당한 기분이지만 내가 걸은 만큼의 내공은 향상되었으리라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다. 15:00에야 후미가 몸이 안좋아 뒤쳐진 산우님을 데리고 마지막으로 하산하여 풍기온천에서 샤워를 마치고 인근의 식당에서 모처럼 삼겹살 파티를 하고 귀경하여 집에 도착하니 22:00가 다되었다. 도래기재 들머리 이정표
      도래기재 들머리 눈 덮인 계단을 오르는 산우님들(그린산방 펌)
      철쭉이 철이 바뀌며 쭈~욱 550년을 사셨다는데 어둠속이라 인사도 못드리고 그냥 통과합니다
      눈 속에서 홀로 외롭게 정상을 지키고 있구나!
      (그린산방 펌)
      박달령, 앗! 목 없는 귀신이다!
      박달령에서 선달산까지 주~욱 오르막 입니다.
      앞 사람의 발자욱만 따라 일렬로 행진
      누군가 소요되는 시간이 자기와 맞지 않았는가 봅니다, 그래도 훼손까지야....
      선두에서 러쎌중인 천문대장님
      뒤따르는 산우님들
      바람에 실려와 쌓인 눈이 깊은 곳은 1m가 훨씬 넘는 곳도 있네요. 로하스님
      올 겨울의 마지막 상고대일 듯...
      선달산이 가까와지면서 상고대가 피었네요.
      상고대
      선달산 정상의 이정표
      선달산 정상석
      (그린산방 펌)
      (그린산방 펌)
      선달산 정상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는 산우님들
      늦은목이 이정표
      (그린산방 펌)
      아무도 밟지않은 대간길의 선달산-늦은목이-갈곶산 구간을 내발자국을 남기며 러쎌을하며 진행한다.
      이 곳은 고마운 산짐승이 러쎌을 했네요
      갈곶산 정상 표지목
      (그린산방 펌)
      지나온 선달산이 보인다.
      마구령 2.0km, 늦은목이 3.9km 이정목 지점의 바위
      암릉지대. 눈이 들러붙어 아이젠을 벗었더니 미끄러워 무지 고생
      암릉지대 소나무
      894봉 헬기장에서(그린산방 펌)
      894봉 헬기장에서 짝꿍인 고내리님
      오늘 처음 참여하신 '초보'님 닉은 '초보'이지만 내공은 무림 최고수, 뒤쫒다가 힘에 겨워 포기했다
      마구령 날머리 도착. 고치령까지의 8km는 다음 구간의 숙제로 남겨두고 오늘 산행 종료
      마구령 표지석
      (그린산방 펌)
      마구령
      다음구간의 들머리 이정표지목
      임곡리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
      FESTIVAL / 엄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