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8차(19.03~20.11)

대간 23차25구간(백복령-삽당령)

실미도 2020. 2. 19. 10:35

백복령-삽당령



산행일시 : 2020. 02. 14() - 15()

산행인원 : 그린산방 백두대간13기 종주대 산우님들과

산행코스 : 백복령-자병산-생계령-고병이재-석병산-두리봉-삽당령

산행거리 : 트랭글 20.98km

날      씨 : 흐리고 안개


▼ 트랭글 궤적


▼ 트랭글 정보


▼ 고도표


▼ 주요지점 도착 및 소요시간


[총무후기-이쁜수현]


백복령에서 자병산을 돌아가는 내내  

한참동안 고운 황토가 눈과 섞여 빨갛게 물든길을 걷는다.

 

간간히 눈위에 떨어진 단풍이 햇빛에 잘말린 황금빛 담뱃잎처럼 곱다.

한여름 폭염에 축 늘어진 담뱃잎 진득한 향기에

숨이 턱턱막혔던 어릴적이 생각난다

끈적거리는 담배잎을 엮어 뜨거운 하우스에 걸어 말리면,

황금빛으로 바뀌었다.

 

요 며칠 답답한 마음을 소모할 요량으로 바쁘게 정신을 움직인 덕분인지,

습설에  잠기는 등산화가 무겁게 느껴진다.

비 온다는 일기예보 대신,

다행이 밤하늘에 구름도 자고

새벽이 오도록 바람도 잠을 잔다.

 

겉으로는 조용히 걷기만 하는 사람 마음은,

한걸음, 한걸음 마다 헝클어지고 뭉치기를 반복하는데,

고즈넉한 조용한 겨울밤은 평화롭고, 평화롭다.

길은 언제나 운명처럼호기심을 잔뜩 품고 걷게 한다 .

오늘처럼 빛깔 고운황토빛 물든 눈길은 지금껏 처음인듯,

어둠끝에 황토옹기장이 집이 있을것 같다.

 

생계령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오늘도 지난 대간길처럼 선두후미 할것없이 발맟춰 걷는다.

푹푹 빠지는 습설은  지난주에 누군가의 발자국 흔적을 녹여 버려,

대장님과 선두팀은 다시 새로운 발자국을 찍느라 더딘듯하다.

 

한참을 올라서니 이름이 태형봉이라 써있고,

어쩜 그리 뾰족한지., 읽기는 뾰족봉이다 .

길위에  예쁜 꽃한송이 집어 올릴 때도 , 

책갈피에 꽃아놓을 고운 낙엽을 고를 때도 ,

행복한 마음 담기 딱 조을 돌멩이 찾아 땅만 보고 걸을 때도,

길은 평탄 해도 좋고, 뾰족해도 오르고 내리는 맛이 있어 좋다.

송지언니가 덤블을 헤치자 베시시 앙증맞은 봄이

하품하며 지지개를 켜고 있다.

석병산 갈림길에서 다시 선두와 조우하고, 단체 사진을 찍는다.

두리봉에서도 이정표가 새로 바꿨다며, 다들 한컷씩 기념사진을 찍는다.

누군가 두리랑언니한테 두리봉 사진 보여주자는 말이 

맘에 쏙 들어온다.

 

이길을 함께 걸었던 그리운 사람들이

하얀눈처럼 길 위에 점점 쌓여간다.

눈부신 하얀 눈속에  삐죽거리며 손흔드는 맑은 봄빛

고운 조릿대 길을 지나

여유롭게 삽당령으로 내려선다

 

오늘 부용화언니가 60주년 생일이라구 거금 30만원 찬조해주셨습니다

60주년 축하축하 울트라 왕대박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