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산행/장거리종주

춘천분지순환종주

실미도 2014. 11. 12. 15:08

춘천분지순환종주  

                                    

 

  o 산행일시 : 2014년 11월 08일(토)-09일(일)
  o 산행인원 : '4050그린산악회' 산우님 10명 & 나

[아카데미, 우뚝, 반지, 칼톤, 마들, 승인, 섬그늘, 선머슴, 인송, 렉카 & 거보]

o 산행코스 : 김유정역-금병산-원창고개-수리봉-대룡산-명봉-느랏재-소양산-빙산-세월교-

                마적산-경운산-배후령-수리봉-새미고개-춘천댐-삿갓봉-가덕산-북배산-계관산-

                석파령-청운봉-용화봉-의암댐-드름산-모리정미소

o 산행거리 : 트랭글 90km

       o 산행시간 : 08일 00시55분 ~ 09일18시50분 : 41시간55분(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o 산행날씨 : 맑음 / 옅은 안개 


 

▼ 트랭글 궤적

  

  

▼ 고도표

 

▼ 트랭글 정보

 

                                  ▼ 주요지점 통과시간 및 소요시간

    

 도 착

 소요시간

 누계시간

   

 김유정역 출발

00:55,출발

 

 

 

잣나무 숲 입구

01:05

10

10

김유정역 0.9k, 금병산정상 3.58k

금병산

02:00

55

1시간05

 

 원창고개

02:49

49

1시간54

 

 원창4리 갈림길

03:17

28

2시간22

제단있음. 수리봉1.3k, 원창고개1.8k

수리봉(644.9m)

03:38

21

2시간43

 

운동기구 있는 쉼터

04:01

23

3시간06

 

세계선교훈련원 입구

04:08

7

3시간13

 

임도

04:43

35

3시간48

대룡산2.1k, 수리봉4.7k, 군부대도로

대룡산(899m)

05:10

27

4시간15

 

갑둔리고개

06:09

59

5시간14

 

명봉

06:22

13

5시간27

대룡산3.8k, 거두리1.8k, 구봉산3.8k

No.4 송전철탑

07:02

40

6시간07

 

느랏재 갈림길

07:11

9

6시간16

명봉2.4k, 송전탑0.3k, 느랏재0.8k

느랏재(340m)

07:25

14

6시간30

컵라면,김밥,식수지원 (08:10출발)

무인 산불감시탑

08:20

55

7시간25

무인산불감시설비

소양산

09:02

42

8시간07

무인산불감시설비

삼거리길 이정표

09:24

22

8시간29

등산로 폐쇄 안내판, 좌측 아래로 진행

삼거리길 이정표

09:32

08

8시간37

느랏재3.5k, 빙산3.7k, 국도1.1k

매봉산 갈림길

09:44

12

8시간49

느랏재4.3k, 빙산2.7k

옥광산 갈림길

10:04

20

9시간09

느랏재4.6k, 빙산1.9k, 옥광산입구0.6k

빙산(깃대봉)

10:33

29

9시간38

벙커위 삼각점,

세월교

11:12

39

10시간17

 

마적산 등산로 입구

11:28

16

10시간33

풀내음에서 점심식사 (12:21출발)

배후령길 갈림길

13:01

1시간33

12시간06

마적산0.9k, 배후령길1.4k, 곡면벤치

마적산

13:20

19

12시간25

경운산4.2k, 천전리2.8k

소양댐 갈림길

13:44

24

12시간49

마적산0.9k, 배후령4.9k, 소양댐2.8k

임도

14:14

30

13시간19

 

경운산

15:04

50

14시간09

배후령1.5k, 마적산4.2k, 청평사1.8k

배후령

15:38

34

14시간43

송암자대장 저녁지원(16:41출발)

첫 번째 용화산갈림길

17:46

2시간08

16시간51

이정표지목 기둥만 남아있음

두 번째 용화산갈림길

17:52

6

16시간57

 

휴양림갈림길

18:10

18

17시간15

 

버섯모양 바위

18:26

16

17시간31

출입금지 경고판

19:17

51

18시간22

점심식사

수리봉(656m)

19:49

32

18시간54

13:28 출발

양통고개

20:17

28

19시간22

발산32.1k,수리봉0.8k, 세미고개2.6k

헬기장

21:01

44

20시간06

풍향계와 통신탑, 초소

세미고개

21:22

21

20시간27

산천리와 고탄리를 잇는 고개, 식수보급

용산2리 갈림길

23:42

2시간20

22시간47

이정표지목 기둥만 남아있음

송전철탑

24:08

26

23시간13

 

한강수력본부 앞

24:24

16

23시간29

버스정류장 벤치에서 휴식후 출발

춘천댐 매운탕골

01:21

57

24시간26

 

군사시설보호구역철조망

02:36

1시간15

25시간41

매운탕골 2.5k, 삿갓봉0.9k

삿갓봉

03:13

37

26시간18

 

가덕산

04:51

1시간38

27시간56

 

큰멱골 갈림길

05:20

29

28시간25

가덕산 1.1k, 북배산 1.5k, 큰멱골 5.4k

북배산

06:18

58

29시간23

 

싸리재고개 갈림길

06:48

30

29시간53

북배산 0.6k, 계관산 3.4k, 싸리재 3.7k

작은 암릉

07:24

36

30시간29

 

싸리재

07:37

13

30시간42

 

계관산

08:01

24

31시간06

 

개곡리갈림길

08:44

43

31시간49

 

임도

09:27

43

32시간32

 

석파령

11:35

2시간08

34시간40

 

청운봉

12:50

1시간15

35시간55

 

흥국사 갈림길

13:16

26

36시간21

 

삼악산(용화봉)

13:41

25

36시간46

 

신흥사

15:00

1시간19

38시간05

상원사로 내려가야 하는데 길을 잘못듦

신현교(의암댐)

15:30

30

38시간35

의암쉼터에서 라면, 공기밥(16:30출발)

드름산 들머리

16:35

1시간05

39시간40

 

전망대

17:02

27

40시간07

 

드름산

17:47

45

40시간52

 

모리정미소

18:50

1시간03

41시간55

 

총 산 행 시 간

41시간55

 

 

 

[아카데미님 총무후기]

 

지원이라................!!!!

도대체 무슨 산행이기에..........

이정도면 대강 예상할 수 있는 종주산행........

그러나 춘천이라는 너그러운 호반의 도시를 믿고 산행에 오르기로 한다.

 

우여곡절(?)끝에 청평역 전철안에서 산우님들과 북받쳐오르는 반가움으로 조우를 하고

118, 토요일, 00:25!

보통사람들이라면 잠을 청하거나한창 꿈나라에 빠져있을 시간이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 블랙홀에 빠져드는 듯한 기분으로  김유정역으로 향한다.

 

작년에 거보대장님께서 춘천분지순환종주를 5구간으로 나누어 진행을 하셨고,

내년에는 한 번에 종주를 해봐야겠다고 하시더니

기어이 굳이 지키시지도 않아도 되는 약속을 지키셨고, ㅋㅋ

나 또한 굳이 따라나서지 않아도 되는 산행에 가겠다고 약속을 하였고......ㅎㅎ

 

그리하여 스스로가 선택한 것에 끝까지 어쨌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일념하나로

이번 산행의 첫 산인 금병산의 오름에 순응하며 종주의 첫발을 내딛는다.

 

"! 가봅시다."

 

밤 공기가 적당하다.

온도도 바람도.....이 정도면 산행하기에 딱 맞는 조건!

모두들 새로운 도전이라는 세계에 함께한다는 조금은 긴장된 기대와

반가운 떨림같은 전율이 전해오는지 다들 발걸음들이 가볍다.

 

칠흙같은 어둠이지만

어둠 덕분에 금병산의 길게 이어지는 계단식 오름이 수월하다.

또한, 철지낸 솔잎, 참나무들이 벗어놓은 옷가지들이 여기저기 뒤엉켜 흙과의 만남이 적당한 것이

마치 쿠션을 깔아놓은 듯 해보인다.

 

허나, 그러나,

이것이 앞으로 다가올 고행(?)산행의 미끼가 될거라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것은 분명 미끼였다.

 

굶주린 산들이 건네는 마시멜로같은 미끼를 그저 맛있다 덥석 받아물고

금병산 ~ 원창고개~ 수리봉 ~ 대룡산을 거쳐 아침 722분 산행 7시간만에 느랏재에 도착!

도착하니 거보대장님의 절친께서 맛난 김밥과 컵라면을 손수 갖고 오셔서

아침을 준비하고 계셨다.

 

이번 산행은 지원과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힘든 산행인지라

대장님께서 미리 친구분께 부탁하여 준비하신 모양이다.

뚝뚝해보이는 대장님같지만 알면 알수록 세심한 배려가 많은 대장님이심을 또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맛난 김밥과 컵라면에 커피까지.........

마치 비어있는 곳간을 채우기라도 하듯 정신없이 고픈 배를 채운다.

감사함까지 담아서.....

 

다시 발길을 옮긴다 다음 목적지인 세월교를 향해서...

세월교를 향해 가는 길에 만나는 무명봉들의 오름과 내림이 제법이다.

또한, 발등까지 덮히는 낙엽과 낙엽을 밟을 때 나는 소리들까지 산객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일반적으로 산을 오르면 등로가 어느정도 완만하게 이어지는 것이 보통산의 모습이지만

이름도 없는 것이 오르고 나면, 곧바로 내려가고...다시 또 올라채야 하고...

거기에 낙엽까지 바닥을 덮어버려 낙엽아래의 모습이 가늠되지 않아

잔돌과 박히지 않고 움직이는 큰돌을 피하지 못하고 밟다보면 사정없이 미끄러지거나

발목이 휘청거린다.

 

그러나 그것은 이번산행의 시작에 불과할 뿐이었음을.. ㅠㅠ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

세월교를 향해 가는 마지막 봉우리인 빙산에서 소양호를 배경으로 인증샫도 찍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산시작하는데

마지막 내리막길에 선두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시그널은  예상되는 하산방면과 반대쪽에 있어서 그 길이 아니라 나름 훌륭한(?) 판단을 하고

우리 후미4명은 예상되는 방면으로 진행한다.

 

진행하다보니 지나간 발길의 흔적이 안 보인다.

거기에 깎아지는 절벽아래 소암호가 바로다.

! 알바?.......ㅠㅠㅠㅠ

깍아지는 산의 기울기가 거의 절벽수준이다.

승인님이 얼마 안 남았으니 걍 내려가자고 하지만

거보대장님께 전화도 오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무서워 걍 내려갈 엄두도 안나고

다시 시그널이 있는 쪽으로 올라 세월교를 지나

선두가 먼저 식사를 하고 있는 플내음이라는 청국장집에 도착.

 

소문난 청국장집답게 메인요리 뿐 아니라 손두부, 김치, 나물까지 일품이다.

짜지 않으면서 심심한 맛이 혀에 착착 감긴다.

그래서 그런지 영업시간이 오후 3시까지 밖에 안한단다..

자칫 주인장의 오만이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맛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에 한표를 던지며,

여기서도 한 점 남김없이 개눈 감추 듯 모두 싹싹 그릇들을 비우고

잠을 쫒기위한 커피까지 마시고 또 다음 목적지를 향해 고고싱~~~~~

 

배를 채우고 바닥에서 다시 산행을 시작해야하는 또 다른 고통(?)을 안고

해발고도 612m의 마적봉을 오른다.

오르는 길에 산 양쪽을 호위하듯 서 있는 병풍같은 사철 소나무들의 당당한 모습과

가을의 열정을 맘껏 담아 토해내는 단풍의 모습이 보는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래 이 맛이지....이 맛이야!!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말 잠시

지나고 보니 행복은 마적산까지 였음을......

 

11월 산객이 없는 산엔 온통 낙엽으로 점령되어 있었다.

낙엽에 덮여진, 아니 가리워진 좁은 등로와 등로 좌우옆은 깍아지는 절벽이고,

절벽 끝에 쌓인 낙엽을 잠결에 등로라 생각하고 스틱으로 찍으면

자칫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하고,

패여있는 땅 위에 걸쳐지듯 덮여있는 낙엽을 밟다 보면 순간 함정에 빠지듯

깜짝 놀라고,

오름에 깔려있는 낙엽을 흙이라 생각하고 밟다보면 낙엽에 미끄러지고

오늘은 가을의 낭만이라는 대표적 상징인 낙엽이 애물단지 복병으로 변한 상황이다.

낙엽러셀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지...

 

오르내림도 힘든데 거기에 길은 보이지 않고 온통 낙엽으로 덮여있는 산길을 상상해보라..

 

대장님께서 선두에 가시면서 연실 낙엽을 쓰신다.

감기때문에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산우들이 미끄러져 다칠까봐 조용한 배려를 하시는 모습을

뒤에서 보고있자니 마음이 짠하다.

" 그래요. 대장님이 된다는 것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조용해야할 산이 우리들이 밟아대는 낙엽때문에

가을의 소리가 소음공해가 되어 귀전을 때린다.

마치 안 밟아도 나는 소리인 양 환청으로 변해서 우리 귀를 울린다.

11월 가을, 산객이 다니지 않은 산길의 모습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속 빈 강정"?.....................!!!  ㅎㅎㅎ

 

그렇게 힘든 산행이 계속되지만

배후령에서 반가운 지원군을 만난다는 희망을 안고 내려간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세미고개에서 저녁을 지원받기로 하였지만

마들님과 렉카님께서 배후령까지만 산행을 하시겠다고 하여

송암자대장님과 연락하여 배후령으로 오시기로 하였고,

오신김에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한다.

 

도착하자마자 밤샘 산행을 한 탓에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산우님들이 여기저기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는다.

이제 서서히 졸음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상황이다.

종주산행에서는 늘 있는 복병중에 복병, 난적이라고나 할까?....!!

야전에서 난적을 해결하는 방법은 5분의 순간쪽잠!  (믿거나 말거나 쪽잠은 최대 5시간 지속의 효과가 있음)

 

암튼. 그리 각 자 부족한 쪽잠으로 잠을 채우고 이른 저녁을 먹는다.

꽃보다영숙님께서 준비한 육개장에 깍두기.

맛이 정말 일품이다.

아마도 인송님께서 그리 건강하신 것은 꽃보다영숙님의 음식 덕분이 아닐런지...

거기에  송암자대장님께서 준비하신 과일과 음료, 커피를 마시고

정말 이제부터 내일 아침까지는 행동식으로 버텨야하기에

짐이되더라도 단디 행동식을 챙겨야한다.

 

16:20.

이른 저녁을 먹고 이제 다음 목적지인 수리봉으로 향한다.

그저 수리봉만 생각하고.....

수리봉보다 낮은 수많은 봉우리는 그렇다 치고

수리봉보다 높은 764봉우리조차 이름이 없는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

여기가 수리봉...아니!

그럼 여기 ...또 아니!

높은 것을 보니 저기 봉우리인가보다....아아니!

........

그러다 만난 수리봉이 왜 그리도 반갑고 미운지...

수리봉을 잠시 만나고 새미고개를 지나 춘천댐을 지나 삿갓봉을 오르기 위해

대로인 버스정거장에서 찬바람을 피하면서 쪽잠을 자기로 한다.

오래자라고 해도 추워서 계속 자다가는 저체온증에 빠질 정도의 기온이다.

 

눈은 감기고, 나도 모르게 코골이가 금방 시작되지만

들리는 소리까지는 어쩌지 못하는지 온갖 소리가 다들리는 기면상태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삿갓봉으로 향하기 위해 대로를 지나 매운탕골목을 지난다.

 

삿갓봉 들머리로 진입하자마자

승인님이 더 이상 가는 것이 무리라며 오시기 전날 밤에도 잠이 부족했다며

여기서 내려가시겠다고 한다.

~~

선두는 이미 앞으로 진행하는 상황!

대장님께 연락도 안 되고....

결국 승인님께서 걱정말라며 내려가겠다고

우리보고 그냥 진행하라고 거듭 말씀하신다.

 

마음 한 켠에 무거운마음을 갖은 채 우뚝대장님과 나와 반지님이

다시 삿갓봉을 향하는 도중에 선두와 조우하고

거보대장님께서 승인님께 전화를 해보니 큰길까지 내려가셨단다.

택시로 춘천시내까지 이동할 것을 알려주시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삿갓봉을 오르고 이어지는 가덕산 ~ 북배산 ~ 계관산 ~ 석파령

나름 능선이라 기대했지만 여기도 오르내림.

지나온 산과 조금 차이가 있다면 덜 내려가고 덜 올라가는 것!

그러나 작은 봉우리들의 수가 많고, 또 다른 복병이 추가다.

등로가 좁다보니 등로 바로 옆에 키보다 더 큰 마른억새가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고

가시덤불이 발목과 옷을 마구 부여잡는다.

 

이래저래 정말 힘들게 하는 산이다. ~~~~~~~~~~~~~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억새의 매서운 손 맛 덕택에 그 길을 졸지 않고 지나온 것 같아 감사할 일이다.

 

그렇게 전투를 치루 듯 가시덤불과 억새밭을 지나 석파령에 도착하여

전열을 가다듬 듯 남은 구간의 완주를 위해 각 자 갖고 있는 행동식을 모두 꺼내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산행을 하기도 한다.

 

이때 또 다른 돌발상황 발생!

섬그늘님께서 산행을 접으시겠다는 말씀이다.

이 전에 쉴 때 발이 아프시다해서 도움이 될까 처치를 해드렸는데

큰 도움이 안 되셨는지 남은 구간을 진행하시기가 힘들다며

내려가시겠다는 말씀에 어찌 잡을 수도 없고......

안타깝지만 그냥 보내드려야 했다.

가시는 길에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시다며 뒷풀이 비용 찬조하신다며

십만원을 주신다.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과 감사함이 묘하게 교차하는 순간이다...

 

이제 11명 중에 7명이 남은 상황!

칼톤님이 지금 남아있는 모든 사람이 완주할 수 있도록

함께 모여서 화이팅하자고 제안하신다..

 

서로 힘들다 말은 안해도 많이 힘이 드신 모양이다.

지금까지 종주산행을 하면서

모여서 화이팅을 한 것도 처음있는 일이 아닐지 모르겠다.

 

그렇게 전열을 가다듬고 마지막 마의 삼악산 중의 하나인 용화봉을 오른다.

석파령에서 그나마 남은 행동식을 먹었기에 가능한 된비알이다.

봉우리 끝도 보이지 않지만 애써 끝을 보려하지 않는다.

보면 지칠라..........

걍 머리를 땅에 박고 오르는 방법밖에 없다...

차라리 이 길은 내림보다 오름이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이라 스스로 위안하면서...

 

코를 땅에 박으면서 그렇게 40분을 오르다보니 용화봉이다.

그래 정말 다 왔다.

이제 내려가면 의암호 편의점에 라면이 기다린다.

아침을 편의점에서 먹기로 했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많아지다 보니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지연되고 있었다.

 

송암자대장님께서 호출하는 전화벨이 연실 울린다.

그 말은 언제나 한결같이

 "어디쯤이세요?

 "아직도.." "왜 이리 늦었어요?" ......

 

모처럼 야등팀이 힐링산행을 기획하여 강천산 정기산행에 합류하기로 해서

강천산에 가 계신 상황이지만 마음은 이 곳에 와 있어 상황이 엄청 궁금하신 모양이다.

거기에 전해드리는 답 역시 한마디다.

"~~~~함 해보시라니까요".....ㅠㅠㅠ

 

이제 배가 엄청 고픈상황이다.

배가 등에 붙었다는 어느 산우님의 말 소리가 들린다.

제대로 된 밥구경은 어제 이른 저녁인 배후령에서의 육개장이 마지막이었고

지금까지 계속 행동식으로 에너지를 채우고 진행했기에

라면에 대한 기대가 외식을 기다리는 기대감 못지 않다.

 

요즘 세상에 라면을 이토록 애닯게 기다리는 상황이 어디 있을지?..

한계를 경험하는 산행이 아니면 느껴볼 수 없는 흔치 않은 경험 또한

물질이 만연하고 넘쳐나는 물질에 부족함을 모르는 지금의 세태에서

느껴볼 수 있는 라면 한 그릇에 담긴 소중하고도 행복한 경험이 아닐런지......

 

라면에 대한 부푼 기대가 활력소가 되어 용화봉을 뒤로하고 내려간다.

젠장~~~

뭔길이야~~~~~~~

깎아지는 50도 경사 절벽의 돌길~~

아무리 ""자가 붙었어도 그렇지~~~

가슴이 먹먹하다.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 않아 대장님께서 좀 더 완만한 길을 선택하기 위해

우회를 선택하신다.

 

그 덕에 편의점과의 방향이 아닌 곳으로 떨어져 다행이 컵라면이 아닌

김치가 있는 짬뽕같은 기대이상의 라면을 먹었다.

그 라면을 먹기 위해 아픈 다리로 도로를 많이 걸었던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이제 다 왔고

2시간 정도면 끝나는 상황앞에서 인송님께서 업무때문에 해야하는 일이 있어

시간이 많이 늦어서 가셔야한다는 상황이다.

 

산행을 하시면서도 중간 중간에 우뚝대장님께서 나눠주신 예상일정표를 보시면서

시간에 관해 말씀하시더니 결국은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함께 한 산우입장에서 많이 안타까울 수 밖에 없어

대장님을 비롯하여 마음이 모두 무겁게 내려앉은 표정들이다.

 

아마도 인송님께서는 종주산행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많지 않으셨던 모양이다.

지금까지 많지는 않지만 내 경우의 종주산행의 경험을 보면

계획을 세운대로 되는 일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계절과 날씨의 변수, 예상치 못한 상황의 발생.....등등의 상황이 변수가 되다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지연되는 상황도 종종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처음이시다보니 거기까지 생각을 못하시고 일정을 잡다보니

그리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닌지........

어쨌든 지금까지 험한 길 다 지나고 이제 불과 2시간 정도만 가면 되는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마지막 드름산으로 향한다.

라면의 위대한 힘을 빌러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드름산인 듯 착각하고 오르지만

이 구간 또한 지금껏 지나온 숱한 무명봉과 닮은 꼴인 듯하다.

속는다..

끝까지 속아야 끝나는 산행인가 보다.

드뎌! 금번 산행의 마지막 드름산 정상을 찍고 하산만 하면 된다?...............!!!!!!!!!

하산인 줄 알았다.

 

드름산 정상석 보다 높은 드름봉은 따로 있었고,

내리막 길에 이어지는 무명봉을 몇 개 오르락 내리락 하고서야

춘천분지 순환종주를 끝낼 수 있었다.

 

장장 트랭글기록으로 90km

도상거리 108km

산행시간 42시간

 

지금까지의 내 산행경험으로 비춰볼 때 제일 힘들고 긴 산행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춘천분지 순환종주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요철산행"이라 나름 명명해보며,

 

춘천이라는 서재에서 대표적인 책 몇권을 꺼내 가볍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한 권 한 권의 책 안에 넘겨야하는 책장이 그리도 많은 줄 정말 몰랐던 산행이라 말하고 싶다.

그 덕에 후기도 길어진 것이 아닐런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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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하게 있으면 될 일을 왜 그리 사서 고생하냐고 흔한 질문을 받습니다.

그 물음에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도 아니요, 자랑도 아님을

단지.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과

자신에게 주어진 한계앞에서 발휘할 수 있는 스스로의 의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아마 종주산행을 하시는 산우님들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통 5~6구간으로 나누어서 하는 춘천분지 순환종주산행을 하나의 구간으로 기획하시고

감기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리딩을 마치신 거보대장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대장님 덕분에 정말 좋은 산행경험이었고,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참가하신 산우님들 모든 과정 과정을 견디고 이겨내시는 각 자의 모습들이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또한, 중간 중간에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결단이 필요한 부분에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과감히 결단하시는 용기있는 모습 또한

지나고 보니 참 멋있었다라는 생각과 함께 한 수 배워야하는 것도 알았습니다.

 

참가하신 산우님들 모두 모두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산행도 금번 산행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종주꾼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경험도 함 보심이 어떨지요?...................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고통이었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산행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후기도 주저리 주저리 길어졌네요.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어요. ㅎㅎㅎ

 

다들 산후조리 잘 하시구요.

좋은 산길에서 뵈어요.~~~~~~~~~~~

                                                                             

- 산행총무 아카데미 올림 -

 

 ▼ 상봉역에서 23시08분 마지막 경춘선 전철을 타고 김유정역으로 향한다. 

 

▼ 불꺼진 김유정역에서 출발전 완주를 다짐하며... 

 

▼ 마을 끝, 소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 금병산 전망대 아래 정상석에서 인증샷

▼ 원창고개에서 명부정사 방향으로 진행

▼ 원창4리 갈림길, 언제나 처럼 제단에는 소주병이, 아래에는 빈병이 엄청 많다. 

▼ 수리봉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

▼ 이 곳에서 공군부대로 올라가는 도로를 건너 좌측으로 진행

▼ 임도에 올라서서 임도를 따라 대룡산 직전까지 올라간다.

▼ 아직은 모두 컨디션이 좋아 진행이 순조롭다.

▼ 어둠 속에서도 알바없이 진행한다.

▼ 명봉은 살짝 비켜나 있지만 갈림길에 배낭을 두고 다녀온다.

▼ No.4 송전탑을 지나고...

▼ 송신탑으로 직진해야 하나 친구가 느랏재에 아침을 지원해주기로 해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 느랏재로 내려가는 일행

▼ 친구가 준비해온 컵라면과 김밥으로 아침을 먹고, 커피도 한잔씩...

 

 

 

▼ 느랏재를 출발하기전 떼사진 한컷 남기고 임도를 따르지 않고 지름길인 비탈을 치고 올라간다.

▼ 소양산 무인 산불감시 초소

▼ 소양댐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폐쇄되었다. 좌측 아래로 진행

▼ 매봉산에 들렸다가 되돌아와 빙산방향으로... 매봉산에서 암릉을 타고 내려가도 되는데 위험해서 우회한다.

▼ 매봉산은 암봉으로 전방에 소양댐이 보인다.

▼ 빙산정상

▼ 이 곳에는 소양댐 조망이 좋다

▼ 빙산 정상은 소양댐을 내려다 보는 군 벙커다.

 

▼ 춘천 친구의 산악회에서 매달아 놓은 정상 표시판과 시그널

▼ 빙산에서 강을 따라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진행하다 도로로 내려선다.

▼ 단풍나무의 색이 곱다. 

▼ 세월교를 건너며

 

 

▼ 마적산 입구 풀내음 식당에서 점심식사.

▼ 풀내음 식당의 메뉴는 청국장 단일 메뉴, 영업 시간은 09시-15시 까지만 한다.

▼ 가정집 같다.

▼ 식당 사장님이 선머슴님에게 스패치를 주시고 착용후 기념사진도 찍어 주셨다.

▼ 쉬어가기 좋은 벤치의 유혹을 뒤로하고...

▼ 계속된 된 오름을 올라 마적산에 도착

 

▼ 된 비알에 수북한 낙엽이 발걸음을 붙든다.

▼ 임도에 내려서서 잠시 쉬어 간다.

▼ 경운산,

▼ 배후령에 내려선다.

 

▼ 새미고개에 저녁을 가지고 지원오기로 한 송암자대장을 배후령으로 오라하여 식사후 마들님, 렉카님을

탈출시킨다. 

▼ 배후령에서 수리봉까지 암릉과 된비알, 수북한 낙엽... 점점 속도가 늦어진다.

▼ 용화산 갈림길

▼ 버섯바위

▼ 이 곳의 가지 철망을 넘어 진행, 가파른 등로가 마사토 길이라 굉장히 미끄럽다.

▼ 힘들고 지루한 산행 끝에 도착한 수리봉

▼ 빨래판 같은 된비알을 내려서 양통고개에 도착하는 일행

▼ 캄캄한 새미고개에 내려와서 송암자대장이 숨겨놓고 간 식수와 귤, 음료를 찿아 나누고, 휴식을 취한다.

▼ 이 구간의 이정표는 모두 이렇게 훼손된채로 방치되어 있다. 그래도 알바 없이 진행한다.

▼ 용산리 한국수력본부 앞 버스정류장 벤치에서 쪽잠을 청하고... 

▼ 춘천댐을 건너 매운탕골목 입구

▼ 감기로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내가 걱정이 되는지 일행 모두가 여기서 종주를 끝내잖다.ㅋㅋㅋ

▼ 낯에 오를때는 몰랐는데 체력이 떨어진 밤길에 된비알이 만만찮다.

▼ 이틀째 잠을 못잤으니 몰려드는 졸음과의 싸움이 힘에 겨운가 보다, 두어번 쪽잠을 자고 오른다.

 

 

▼ 북배산을 지나 비박팀 텐트가 있어 조용히 진행한다.

▼ 날이 밝아 온다.

▼ 방화선의 억새와 잡목, 가시덩굴들이 사정없이 몸을 휘감는다. 

▼ 유일한 작은 암릉을 내려서고.

▼ 싸리재의 고목을 지나...

▼ 일출과 은빛 억새의 일렁임에 잠시 힘듬을 잊어본다. 

 

▼ 계관산(칼톤님 촬영)

 

 

▼ 북한강을 따라 운해가 깔려있다.

▼ 개곡리 가일고개 갈림길

▼ 억새와 잡목을 헤치고...

▼ 임도에 내려서 발이 아파 진행이 힘들어 하는 섬그늘님을 응급처치하는 아카데미님

▼ 아직도 삼악산이 6.9km남았네...

▼ 많은 봉우리를 낙엽과 싸우며 넘고넘어 석파령에 도착

▼ 석파령에서 섬그늘님은 덕두쪽으로 하산하신다.

▼ 청운봉

▼ 삼악산 성터, 맨몸으로 오르기도 힘든데 이 돌들을 어떻게 날랐을까?

▼ 흥국사 내려가는 갈림길

▼ 용화봉 오르는 된비알

▼ 단체 인증샷

 

▼ 이틀 밤을 알바 없이 잘 진행을 하였는데 훤한 대낯에 용화봉에서 내려오며 지친 가운데 암릉이 위험할까봐

우회 한다는 것이 신흥사 방향으로 내려서서 원래 코스인 상원사 하산보다 많이 걷게되어 함께한 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

신현교 건너 의암쉼터에서 라면과 공기밥으로 속을 채우고, 예정된 시간 보다 늦어져 할 일 때문에 부득이

상경해야 하는 인송형님을 배웅하고 남은 여섯명이서 드름산으로 향한다.(칼톤님 촬영)

▼ 전망대에서

 

 

▼ 또 어두워져 랜턴을 켜고 드름산에 도착

▼ 모리정미소에서 택시를 불려 일행을 사우나로 보내고 나는 출발할때 김유정역에서 친구가 목욕후 갈아입을

옷을 맡아 춘천형님댁에 맡겨놓은 것을 찿아 사우나로 간다.

샤워후 닭갈비집에서 뒤풀이 후 전철을 타고 상봉역에 도착하니 전철이 끊겨서 모두 택시를 타고 귀가한다.

 

 

 

[함께하신 분들]

 

▼ 렉카님(다음 날 출근으로 배후령까지 함께함)

▼ 칼톤님

▼ 선머슴님

▼ 아카데미님

▼ 반지님

▼ 승인님(졸음과 컨디션 저하로 춘천댐에서 탈출)

▼ 우뚝대장

▼ 마들형님(컨디션 난조로 배후령에서 탈출)

▼ 인송형님(다음날 업무 준비 관계로 의암댐에서 아쉽게 종주를 마침)

 

그리고 석파령에서 탈출한 섬그늘님은 개인 사진을 남기지 않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