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3차(12.06~13.08)

제25차 24구간(신풍령-육십령)

실미도 2013. 6. 18. 15:15

 

제25차 24구간(신풍령-육십령)   

 

 o 산행일시 : 2013년 06월 14일(금) - 15일(토)  (무박)
 o 산행인원 : 그린산악회 백두대간5기 24명 산우님들과 반쪽이 & 나(거보)
 o 산행코스 : 신풍령(빼재)-(3.96k)-대봉-(1.11k)-탐음재-(1.2k)-지봉-(0.51k)-싸리덤재-(1.15k)-

                 횡경재-(0.34k)-귀봉-(2.75k)-백암봉-(2.2k)-동엽령-(4.1k)-무룡산-(2.68k)-삿갈골재

                -(4.15k)-남덕유산-(1.3k)-장수덕유산-(1.85k)-헬기장-(2.95k)-할미봉-(2.28k)-육십령

 o 산행거리 : 32.53㎞(종주누계거리 625.14km / 백두대간 거리 734.58km / 85.10%)  

                 o 산행시간 : 02시50분~14시28분(11시간38분)

                 o 산행날씨 : 흐림/맑음/가스

 

 

                                                       ▼ GPG 상세정보('송암자'님) 

 

▼ GPG 궤적('송암자'님)

 

▼ 고도정보('송암자'님) 

 

 

                                      ☞ 주요지점 통과시간 및 소요시간  

    

 도 착

 소요시간

 누계시간

   

신풍령

02:50

 

 

 

갈미봉(1210.5m)

04:00

1시간10

1시간10

 

대봉

04:26

26

1시간36

 

월음령

04:50

24

2시간

 

못봉(1342.7m)

05:24

34

2시간34

 

싸리동재

05:41

17

2시간51

 

횡경재

06:02

21

3시간12

 

백암봉(송계삼거리)

06:41

39

3시간51

아침식사후 07:30출발

동엽령

07:59

1시간18

5시간09

 

돌탑있는 봉우리

08:36

37

5시간46

 

무룡산

09:08

32

6시간18

 

삿갓골재 대피소

09:44

36

6시간54

 

삿갓봉

10:17

33

7시간27

 

월성재

11:00

43

8시간10

 

남덕유산

11:40

40

8시간50

 

장수덕유산(서봉)

12:13

33

9시간23

서봉 우측100m 지점에 샘터 있음

헬기장

12:57

44

10시간07

 

할미봉

13:43

46

10시간53

 좌측-덕유교육원에서 올라오는 길

육십령

14:28

45

11시간38

 

                   총 산 행 시 간    11시간 38  

 

 

 

                   [대간마루금을 함께 걷고 있는 "송암자" 님의 산행후기를 '그린산방'카페에서 옮겨옴]

 

지난 주 카페 정기산행에서 강북오산종주가 있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비록 완주는 못했지만 뜨거운 태양아래 장거리 봉주를 하고서 또 다시 시작된 대간길...

이번 구간은 흔히들 말하는 덕유종주 100리길이다.
긴장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
무더위 속에 100리를...,
그것도 산세가 험한 구간을 걸어야 한다니...,

지난주 땡볕에 강북오산을 종주한 것을 생각하니 무더위에 대한 두려움이 일고
그러나 한편으론 작년 삼복더위에 덕유산에서 시원한 피서를 즐겼던 것을 생각하면 일말의 기대를 해보기도...

물을 충분히 준비하란다.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식수만큼은 충분히 해야겠기에 3리터의 물을 준비하고 사당으로 고고...
부족분은 차갓재휴게소에서 보충할 생각으로...

빼재는 수령, 신풍령으로도 불리는 이름이 많은 해발 920m의 아주 높은 고개이다.
빼재는 산적들이 잡아먹은 짐승 뼈가 많아 나와 뼈재라고 부르다가 경상도 발음인 빼재로 바뀐 것이고,

수령은 빼재를 '빼어난 경관의 고개'의 뜻으로 해석하여 빼어날 수를 붙인 것이며,
신풍령은 빼재 서북쪽으로 나 있는 '신바람골'이란 계곡 이름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한다.

원래는 군인들이 닦은 비상도로가 있던 곳인데,
무주리조트가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장으로 결정되면서 지금처럼 도로가 뚫렸다고 한다.

<빼재는 주변 산들보다 고도는 낮지만 능선 양쪽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찻

길을 내려면 터널을 뚫어야 그마나 산지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지형이다.
하지만 빼재 고갯길은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고갯길 중에서 가장 흉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산줄기를 수십 미터씩이나 잘라내고 찻길을 만들어놓았다.

지리산에서부터 올라온 주맥이 빼재에서 무참하게 끊어져버렸기 때문에,

이제 이 땅에는 지맥이라는게 없다는 것이 어르신들의 결론이다.

우리 나라가 안되고 자꾸 퇴보하는 것이 정말로 한반도의 산맥을 난도질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미신과 풍수지리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입장에서 한번은 냉철하게 짚어보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다른 때보다 한 시간을 앞당겨 사당에서 출발... 빼재에 도착하니 2시 30분...
잠에서 깨어 밖을 보니 도로가 젖어있다.
옆자리에 앉은 야카모즈님 말이 내려오는 중간중간 비가 왔었단다.
그런데 하늘을 보니 별 총총...  땅을보니 약간 축축한 정도...
습도는... 약간 높은 편...
그러나 시원한 공기가 그리 나쁘지 않다.

잘하면...
내심 기대감을 갖게하는 상황이다.
습도가 높고 비가 내린 바로 다음...
운해는 그런 조건에서 빛을 발한다.

02:50 신풍령 출발
준비를 마친 산우들이 하나 둘 천문대장님을 따라 등로로 올라선다.
며칠 전 이곳으로 내려올 때 인증샷을 찍었던 수령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카메라에 담아보려는데 촛점이 잡히질 않아 실패...
이럴땐 재빨리 수동모드로 변경하고 촛점을 인위적으로 조정해야하는데...
아직은 야간 촬영에 많이 서툴다.ㅠㅠ

며칠사이 부쩍자란 초목들이 이젠 등로를 감싸고 있다.
다행인 것은 오르는 동안 비는 더오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군데군데 짙은 안개로 시야확보가 쉽지않다는 것이 장애라면 장애...
그래도 여긴 국립공원 비법정탐방로가 아니다보니 그나마 길찾기가 수월하다.
오르막을 올라채고 다시 같은 높이를 내려서기를 두어번...
그리고 다시 맞이한 된비알을 올라채니 갈미봉이다.

04:00 갈미봉(1210.5m)

육십령에서 2.8키로... 01시간10분 소요되었다.

 거리도 길고 마지막은 경사도 심하다.
 갈미봉은 칡산이란 의미란다.
 산아래에는 칡목마을이 있단다.
 칡산이나 칡목마을란 이름이 붙을 정도라면 칡이 많을텐데
 어두워서 보이는 것도 없고, 보인다 해도 칡을 캘만한 시간은 물론 없다.

북진 때 거의 탈진 상태로 이곳을 지나던 기억이 새록새록...
간단한 인증샷을 남기고 우틀하여 이어진 마루금을 따라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막을 올라채니 대봉...

04:26 대봉
육십령에서 3.8키로... 01시간36분 소요되었다.

항상 그렇듯 다시 온 산하..., 다시 온 그곳은 조용히 나를 반겨준다.
똑바로 계속 진진하여 완만한 내리막을 따라 내려서니 월음재가 나오고...

04:50 월음령(달음령)
4.9키로... 02시간 소요..

월음은 달그림자라는 멋진 뜻이다.
월을 달로 바꾼 것이 달음재인데,
기왕에 이름을 우리말로 바꿀 거면
월을 달로만 바꿀 것이 아니라
음도 그림자로 바꿔 달그림자고개라고 부르면 좋겠다.
구천동 33경 중 하나인 구천동 구월담...
달밤이면 이 능선 그림자가 구월담이라는 호수에 비친다고 한다.

특별할 것도 없으니 그냥 계속 전진...
그렇고 그런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다가
제법 높은 된비알을 올라채니 못봉이다.

05:24 못봉(1342.7m)
6.0키로... 02시간34분 소요...

지봉 또는 못봉...  '연못이 있는 봉우리'라는 뜻....
그렇다면 연못은 아니라도 최소한 약수터나 물이 고인 곳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 지봉이란 이름이 붙을 당시에는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했나 보다...

여명이 밝아온다.
그러나 짙은 안개로 멋진 일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그래도 아직까지는 시원한 바람에 그렇게 더운줄 모르고 산행을 이어간다.
평소와 달리 유난히 갈증이 많이 난다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05:41 싸리동재
02시간51분...
싸리동재를 지나고 이어진 마루금을 따라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니 횡경재삼거리...

06:02 횡경재
7.6키로... 3시간12분 소요...
횡경재는 '가로질러 넘어가는 고개'라는 뜻이라고 한다.

당연한 말인데...,
재라는 곳은 어디나 가로질러 넘어 다니거나 다니던 길이 아니던가.
그런데 유독 이 곳에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가 무엇일까?

제법 아늑하고 공터가 넓어 쉬어가기에 적당한 곳이지만,
재에서 쉬면 바로 봉을 올라 쳐야 하기 때문에 금방 힘들어진다.
가능하면 봉에 올라가서 잠깐 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앞서가던 야카모즈님이 자리를 펴고 앉았다.
커피한잔 마시고 가겠단다.^^

그렇게 폭염이랄 수는 없지만 습도가 높아서인지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나도 500미리를 다 비우고 2리터짜리를 꺼내 들었다.
내가 가지고 온 물은 3리터...
오늘 구간의 절반을 조금 넘는 지점인 차갓재대피소에 가면 물을 보충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식수부담은 적다.

계속된 마루금 ...
급할 것도 없지만 한낮이 되면서 혹시나 더워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며
조금이라도 더 선선할때 조금이라도 더 많이 걸어놓고싶어 발걸음을 옮기는데...
키높이의... 아니 어떤 곳은 키를 훌쩍 넘어선 산죽으로 인해 진행하는 내내 숨이 막힐 듯 답답하다.

군데군데 산죽을 벗어났나 싶으면 여지없이 이어지는 이름모를 잡목으로 우거진 수풀지역이 반복되더니...
얼마나 지났을까...
산죽과 잡목숲의 반복에 지쳐갈 무렵... 드디어 마루금 정상에 가까웠는지 탁 트인 장관이 장엄하게 펼쳐진다.

오호~!
출발할 무렵인 새벽에 예상했던대로 다습한 날씨에 짙은 안개는 운무가 되어 마루금만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저 멀리 남쪽으로 천왕봉과 중봉이 조망된다.

대~~~~박!
오~! 덕유여!
그대는 정녕 나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었던가!
그대는 진정 우리에게 아름다운 덕유를 맘껏 뽐내고 있구나 ...

고맙고 고맙다! 덕유여!^^
맘껏 셔터를 누르고 맘껏 눈을 호강시키면서 정상을 올라채니 백암봉이다.

07:08 백암봉(송계삼거리)
04시간18분

우린 여기서 아침을 먹고 가기로 한다.
도시락을 싸온 사람은 도시락끼리...
김밥을 싸온 사람...
그냥 빵만 싸온 사람도...
여기저기 군데군데 옹기종기 모여앉아 민생고를 해결한다.^^

나는 물을 말아 밥을 먹는다.
피곤하고 지치면 특별히 밥맛이 없어지게 되고
이럴때 체력보충을 위해 억지로 입에 우겨넣기위해 하는 방법이
물말아먹는 것인데...

그러나 오늘은 그 정도까지 지치거나 피곤한 정도는 아니다.
다만 땀을 많이 흘려서 오히려 물을 좀 더 보충하려는 의도가 더 강하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니 아카데미님이 소금정제를 하나 준다.
오늘같이 땀을 많이 흘릴때 꼭 필요한 소금...
그렇다고 소금물을 먹으면 갈증을 유발하고
이렇게 알약처럼 삼켜야 갈증도 예방하고 땀으로 인해 분비된 나트륨도 보충할 수 있다.

아침식사후 07:30출발
식사를 마친 산우님들이 하나 둘 본격적으로 자유산행에 돌입한다.

어떤 산우님은 밥을 다 먹었으니 그냥 출발한다고 하고...
또 어떤 산우님은 그런 산우들에게 뒤쳐질까 두려워서...

그러거나 말거나 난 그냥 천천히 중간 정도로 진행하기로 한다.
허구현님과 얄개형님 부부 그리고 슈퍼맘님과 같이 천천히 진행...^^

여기서부터 이어진 마루금은 동엽령까지 약 2키로 이상을 완만하게 내려간다.
이후 오르막을 만나 무룡산을 넘으면 삿갓재 대피소가 나오고 거기서 물을 채우고 진행하기로...

이윽고 동엽령이 보이고...
오늘 구간으로 오신 한 분이 안성으로 탈출하신단다.
갑자기 급한 연락을 받으신 듯...
야카모즈님도 여기서 탈출한다며 천천히 진행하고 있었는데...^^

슈퍼맘님도 애초 출발할 때 여기서 탈출할 사람이 많다고해서 이 구간을 따라왔는데 막상 백암봉까지 오니 생각이 바뀐듯...^^

08:06 동엽령
05시간16분
동엽령에서 거보대장님께 인증샷을 부탁하고 또다시 출발...
해가 중천으로 올라올수록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이 느껴지는 날씨다.
그러나 그렇다고 찌는듯한 무더위는 아닌 나름 눈도 몸도 편안한 상쾌한 종주길이다.

다음 봉우리는 무룡산...
동엽령에서 무룡산까지는 대략4키로정도...

속도전을 요하지도 않고
아주 시원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끔 불어주는 바람으로 인해
덕유산은 내가 올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나하곤 궁합이 잘 맞나보다.ㅋㅋ

그렇게 한참을 진행하다 나무계단을 올라서니 드디어 무룡산...

09:27 무룡산
06시간37분
인증샷을 찍고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고 있는데
잠시후 얄개형님과 꽃잔디님이 나타나신다.

어라!
그런데...
아침에 입었던 복장이 아니다.
날씨가 더워지니 긴바지에서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ㅋㅋ
혼자만 벗을 수 없으니 같이 벗으셨단다.ㅋㅋ

부부란 이래서 좋다.
이 부부를 보면 참 맘이 포근해진다.
닉에 어울리게 개구쟁이같은 얄개형님...
그리고 그런 남편을 믿고 잘 이해해주는 환한 웃음이 잘 어울리는 꽃잔디님...^^

오늘은 4팀의 부부가 같이한다.
거보대장님과 슈퍼맘님...
디마형님과 바이올린누님...
버팔로형님과 아카데미님...
그리고 얄개형님과 꽃잔디님...^^
좋은 분들과 같이하는 대간길이 그래서 즐겁고 또한 행복하다.^^

무룡산에서 출발하여 마루금을 따라 진행하는 등로는 덱크로 잘 정비되어 있다.
때론 이런 나무 계단이 싫다는 분이 있는데 솔직히 나는 크게 게의치 않는다.
아니 오히려 어떤 곳에서는 그것이 좀더 편안하고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진행하는 내내 하늘의 구름과 안개가 변화무쌍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파란하늘에 드러난 초록빛 마루금을 감상하며 걷다가 어느 순간 다시보면 안개로 마루금이 지워졌다.
마치 아이가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렸다가 지우고 다시 그리는 듯한...^^
그러한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한발한발 내딛다보니 어느덧 삿갓골재 대피소...

10:07 삿갓골재 대피소
07시간17분
이미 거리상으로는 오늘 구간의 절반 이상을 진행했으나
그러나 앞으로 남은 구간이 고저차가 심하고 암릉이 포진되어 진행이 더디게 될수도 있다.

일단 약60여미터 아래에 있는 샘터에서 물을 보충하고 다시 출발...
이어진 깔딱을 올라채니 두갈래길...
왼쪽은 삿갓봉을 거쳤다가 가는 길이고 우측은 삿갓봉을 거치지않고 그냥 직진하는 길...
당연히 나는 삿갓봉을 들르기로하고 올라챈다.^^
거리라고 해봐야 도상거리 약 300여미터 정도인...
고도차도 그리 높지않은 야트막한 그러나 막바지가 가파른 오르막...

10:41 삿갓봉
07시간51분
지난 대간4기 때는 알고서도 못 온 봉우리...
그러나 오늘은 기어이 찍고간다.^^

이윽고 또 다시 출발...
가파른 내리막을 따라 내려서니 이번엔 한창 등로를 정바하고 계시는 분들과 조우...
다음 북진때는 이 구간을 한결 쉽게 진행할 수 있을것 같은 기대감에 기분이 업된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서서 대략 2키로 정도 진행하니
황점마을로 향하는 이정표가 있는 월성재가 나오고...

다시 시작된 오르막에 호흡을 조절하며 나아가니 남덕유산 갈림길...
삿갓봉과 같이 마루금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남덕유산정상...
여기까지 9시간 이상을 걸었으니 몇몇 산우는 지쳤을 것이고
그런 산우들은 남덕유산 정상을 찍지않고 우회해도 되는...

그러나 난 역시 또 남덕유산으로 고고...

12:12 남덕유산
09시간22분
그런데... 올라오길 잘했다.^^
정말 잘했다.
탁트인 조망...^^
저멀리 북쪽으로는 구름속에 살짝 가려진 향적봉에서 부터 뻗어나와

방금 지나온 백암봉 무룡산 삿갓봉을 잇는 주능선이 조망되고
남쪽으로는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 등 지리 주능선이 조망된다.
바람은 또 얼마나 시원스럽게 불어주는지...
정말 마음 같아선 파라솔에 해먹을 걸어두고 낮잠이라도 한숨 자고 가고싶은 충동이 인다.^^

그러나 어쩌랴...
아직 여정은 남아있고...
간식을 먹으며 땀을 식히고 전후좌우 풍광을 충분히 눈에 담는 것으로 만족...
약간은 아쉬울 때 여운을 두고 떠나야 다음을 추억할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앞에 보이는 서봉을 향해 출발...
툭 떨어졌다가 탁하고 올라채니 서봉이다.

13:10 장수덕유산(서봉)
10시간20분
별도의 정상석이라도 있어야 할 법도 한데 못봤다.

이젠 할미봉만 남았다.
아련한 추억속에 북진때 올라오던 할미봉은 암릉으로 구성되어 꽤나 힘들었던 구간...
할머니보다 할미라는 말에서 풍기는 느낌에서와 같이 약간은 괴팍스럽게 생겼을 것이라는 느낌과 같이
과연 할미봉을 오르는 길은 급경사의 철계단과 밧줄 암릉 삼종세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장거리를 걸어온 우리에게 이런 삼종세트는 썩 달가운 상황은 아니지만
어디 그런 경우를 한두번 겪어본 우리도 아니지 않는가.
천천히 페이스를 유지하며 거친숨을 내쉬며 정상에 올라서니 드디어 할미봉...

15:00 할미봉
12시간10분
왜 하필 할미봉일까?

할미봉 아래에는 성터가 있단다.
할미봉의 이름은 이 할미성에서 연유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할머니가 치마폭에 돌을 날라 성을 쌓았기 때문에 할미성이라 했고

자연스럽게 할미성이 있는 산봉우리를 할미봉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할미봉 서쪽 산자락에 있는 반송 마을 사람들은 할미봉이 원래 '쌀미봉' 인데 할미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할미봉정상에 올라서니 반가운 분이 있다.
동엽령에서 중탈했던 야카모즈님이 이곳 할미봉 정상까지 맥주를 짊어지고 올라오신 것...ㅎㅎ
거보대장님은 저 아래에서 기다리고 계신단다. ^^
이런 감사할데가 있나. ^^

비록 군데군데 흰구름이 있어 한 낮의 태양이 작열하는 그런 무더위는 아니지만
그러나 장거리를 걸어온 지친 우리 산우들에겐 그야말로 감로수요 생명수처럼 느껴지는...^^
나도 단숨에 두잔을 들이켰다. ^^

이젠 하산만 하면 끝...
후미에 오시는 산우님들 인증샷이라도 남겨볼 요량으로 기다리자니 오늘 처음오신 휴가중님...
무쟈게 힘들어하신다.^^

천천히 쉬었다가 같이 하산하니 저만치 아래에서 거보대장님을 만나고...

할미봉 근처의 포신의 ‘힘 있는 각’(角)에 놀라 왜군이 당황해 물러갔다는 대포바위 전설이 재미있다.
산 정상에 위험스럽게 걸쳐있는 포신(砲身)이 남근(男根)을 연상케 한다.

이제 할미봉도 올랐으니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육십령까지 2.2km가 남았을 뿐 아니라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한다.
하지만 된비알은 없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니 없던 힘도 난다.

하산 중 할미봉 오른쪽을 보니 산 하나가 하얗게 벗겨져 있다.
석산이라 돌을 캐내는 중이라고 한다.
대간 지근 거리에 있는 산을 아예 통째로 갉아먹고 있다.

무주리조트를 제외하곤 청정 자연이 비교적 잘 보전되어 있는 이 곳인데,

포크레인의 삽날과 덤프트럭의 굉음을 이 곳도 피해가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천천히 내려서니 드디어 육십령...^^

16:00 육십령
13시간10분
육십령은 육십현, 육복치라로도 불린다고 한다.
고개가 가파르고 험하며 도적떼가 많아 옛날에는 이 고개를 넘으려면 60명은 모여야 한다고 해서 육십령이 되었다고 한다.
삼국시대부터 이용되던 고개였으며, 한 때 백제와 신라의 격전지였다고 한다.

대간을 지나다보면 고갯길을 많이 만나는데, 고갯길을 뜻하는 말이 여러 가지다. ~영, ~재, ~현, ~치, ~고개 등,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영과 재인 것 같다.
오늘도 빼재에서 육십령까지 왔으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영이 대관령, 진부령, 죽령, 육십령처럼 큰 고갯길을 재가 빼재, 버리미기재, 하늘재, 밤재처럼 작은 고갯길을 말한다고 하는데 모두는 아닌 것 같다.

오늘도 무사히 한 구간을 마무리한다.
짧지않은 거리...
그리고 여름으로 접어들어 무더워진 날씨에 무사히 완주를 마친 산우님들...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담 구간에서도 반가이 뵈어요.^^

                      

▼ 신풍령 들머리 

 

▼ 오늘은 반쪽이와 함께라 먹거리와 마실거리로 배낭이 무겁다.

▼ 대봉

▼ 못봉[송암자님 촬영]

▼ 이젠 장거리도 두려워하지 않는 반쪽이

▼ 싸리동재

▼ 횡경재

 

▼ 출발할때 부슬부슬 내리던 비와 안개가 걷히기 시작한다.

 

▼ 와우!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구름 위로 보인다.

 

 

▼ 백암봉[바위산님 촬영]

▼ [바위산님 촬영]

▼ [바위산님 촬영]

▼ [바위산님 촬영]

▼ 중봉

▼ 백암봉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동엽령을 향해 출발

▼ 동엽령 안성지구로 내려가는 계단

 

▼ 반쪽이에게 필요한 식수를 건네고 천천히 오라고 일러두고 선두와 함께 출발

▼ 돌탑이 있는 봉우리

▼ [바위산님 촬영]

 

▼ [바위산님 촬영]

▼ [송암자님 촬영]

 

▼ 구름 속의 삿갓봉

▼ 삿갓재 대피소

▼ [송암자님 촬영]

▼ 그냥 우회하려 했는데 거북이오님이 들려가자 해서 반지님과 셋이서 오른다.

▼ 삿갓재 지나 내려가는 등로에 계단 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 반쪽이는 뒤따라오면서 인증샷을 많이 찍혔네...

▼ 월성재, 반지님과 지난달 지태를 함께한 거북이오님. 들플님과 오늘 선두그룹으로 진행

▼ 우측으로 길게 뻗어간 능선이 우리가 가야할 능선

▼ 우회해도 되지만 후미와 시간이 많이 차이가 나서 오른다. 들플님과..

▼ 거북이오님과..

▼ 힘들까봐 우회하라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남덕유에도 오른 반쪽이.

▼ 좌측 마루금이 지나온 길, 중간그룹에서 잘 따라오고 있는 반쪽이

▼ 남덕유산 동봉을 우회한 산우가 가파른 철계단으로 서봉을 오르고 있다.   

 ▼ 앞쪽이 남덕유산 동봉 

▼ 서봉

 

 

▼ 서봉의 헬기장과 남덕유산 동봉

▼ 혼자 날머리를 향해 내려가다가 암봉에서 뒤돌아 본 남덕유산 서봉과 동봉

▼ 헬기장

▼ 할미봉이 보인다.

 

▼ 할미봉 양쪽으로는 로프구간이 있다.

▼ 할미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동봉과 서봉

 ▼ 할미봉에 도착하니 동엽령에서 탈출한 야카모즈님이 맥주를 메고 올라와 있다... 

야카모즈님이 인증샷을 찍어줬다.

▼ 할미봉에 카페?를 차린 야카모즈님. [송암자님 촬영]

▼ 나보다 1시간여 뒤에 내려오는 반쪽이[송암자님 촬영]

▼ 할미봉 내려가는 전방의 암봉

▼ 날머리 육십령 아래의 말 트랙이 보인다.

▼ 산성터?

 

▼ 육십령 생태터널

▼ 맥주를 메고 다시 할미봉 아래까지 올라갔다가 후미와 같이 하산 완료

 

▼ 장수군 장계면으로 이동

▼ 사우나를 하고

▼ 한방오리탕으로 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