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3차(12.06~13.08)

제14차(벌재-차갓재)

실미도 2012. 12. 21. 14:40

                                        제14차 (벌재-차갓재)   

 

 o 산행일시 : 2012년 12월 14일(금) - 15일(토)  (무박)
 o 산행인원 : 그린산악회 백두대간5기 17명
 o 산행코스 : 벌재-(4.56)-황장재-(0.92)-황장산-(2.6)-차갓재

 o 산행거리 : 8.08㎞+어프로치 약10km

                (종주누계거리 356.88km / 백두대간 거리 734.58km / 48.58%)

 o 산행시간 : 01시55분~10시50분(6시간04분+어프로치 2시간51분)

 o 산행날씨 : 비/안개 

 

 

                                                       ▼ GPG 상세정보('송암자'님) 

 

▼ GPG 궤적('송암자'님) 

 

                                      ☞ 주요지점 통과시간 및 소요시간  

 구  간  명

 도 착

 소요시간

 누계시간

 비   고

 

벌재(625m)

04:10

04:25 출발

 

 

01:55분부터 59번도로 8.5km걸어도착

 

헬기장

 

04:46

21분

21분

 

 

928봉

 

05:28

42분

1시간03분

 

 

폐백이재

 

05:48

20분

1시간23분

 

 

1004봉

 

06:22

34분

1시간57분

 

 

황장재

 

08:11

1시간49분

3시간46분

 

↑벌재2시간30분, ←문안골2시간20분

 

감투봉

 

08:37

26분

4시간12분

 

 

안부(잘록이)갈림길

 

08:54

17분

4시간29분

 

직진-대간, 좌측-산태골

 

황장산(해발1,077.3m)

 

09:03

9분

4시간38분

 

→벌재3시간10분, ↑북동능선-문안골

 

묏등바위

 

09:20

17분

4시간55분

 

위험구간(암릉 로프)

 

작은차갓재

 

10:10

50분

5시간45분

 

←대미산 2시간 10분, →황장산1시간

 

차갓재(해발 760m)

 

10:29

19분

6시간04분

 

대미산약 4시간, 황장산 약1시간40분

 

안생달

 

10:50

21분

6시간25분

 

와인피플

          총 산 행 시 간  

          8시간 55분(접근 2시간51분 포함)  

 

 

                 [대간마루금을 함께 걷고 있는 "송암자" 님의 산행후기를 '대간길'카페에서 옮겨옴]

  

비가 온다.

때 아닌 겨울에 비가 온다.

출근길에 스마트 폰을 꺼내 월악산국립공원의 기상을 살피니 역시나 비 또는 눈...

 

~~! ㅠㅠ

요즘엔 이놈의 기상대가 잘 맞다.

잘 맞아도 너~~~~~무 잘 맞다. ㅠㅠ

 

그래서 더 짜증난다.

전엔 기상예보가 안 맞아서 짜증나더니...

 

요즘처럼 겨울엔 기상이 잘 맞는 것도 이럴 땐 짜증난다.

비가 온다고 하는데도 우린 산행장비를 꾸려서 나가야 하기 때문에...

 

한겨울에 그것도 비가 오는데도 커다란 배낭을 메고 버스에 오르노라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이 겨울에...

이 비오는 날씨에...

미친~~~~!

도대체 저 놈의 마누라는 얼마나 속 터질까...ㅠㅠ

 

또 다시 맞이하는 금요일...

그러나 오늘은 공교롭게도 둘째주 금요일과 셋째주 토요일이 만나는 날... ㅠㅠ

그런데...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연말....

 

지난 9월 달에도 이런 상황이 연출되었었다.

오늘은 수영장 회원들과 한 달에 한 번 모임이 있는 날...

공교롭게도 내가 그 모임의 짱(?)이다.

더구나 오늘은 한 해를 보내는 송년모임... ㅠㅠ

 

사전에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서 시간약속을 옮겨보려고 했으나,

이미 각자마다 연말 시간계획이 수립되어있다 보니 여의치 않아 그냥 진행...

 

내가 백두대간을 간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오늘같이 비가 오고, 오늘같이 중요한 날 쉽게 보내줄 생각이 없나보다.

 

양해를 구하고 9시 경에 나서보려고 했으나, 1차 실패...

오히려 다시 내게 돌아온 것은 온갖 벌주에 온갖 협박... ㅠㅠ

술을 잘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못가게 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다. ㅠㅠ

 

930분경에 또 다시 나서보려고 했으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또 다시 실패...ㅠㅠ

오히려 내 등산화에 술을 부어 마시는 만행(?)을 저지르는 도화선만 되고...

 

이젠 사당으로 가는 것은 틀렸다.

그러나 아직 복정역이 남아있다.

10시 경 1차 모임이 끝나고 2차 모임으로 옮기는 사이...

드디어 기회를 포착... 도망쳤다.

 

공식적으로 1차 모임까지가 회장으로서 의무라고 생각해서...

딱히 정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내가 할 도리와 예의는 갖췄다고 판단해서리...^^

 

온갖 비난(?)을 받아가며 택시를 잡아타고 복정역까지 가자고 했다.

 

그런데 설상가상인가...

그 기사님..., 얼핏봐서 70세정도 예상되는 어르신이 운전하는 택시였는데,

복정역을 가본 적이 없단다. ㅠㅠ

 

일단 내가 내비게이션을 켜 드리고 길을 인도하며 나아가는데...

예상 도착시간이 1050분으로 나오고, 잘하면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런데 순간 방심하는 사이에 다른 길로 접어들어 분당쪽으로 진행하고 계신다.

~! 젠장~!

 

간신히 유턴하여 목적지 복정역에 다다르니 버스는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고...

우여곡절 끝에 버스에 오르니 천문대장님께서 오늘의 코스를 설명하고 계시고 계신다,

 

그런데...

~!

버스가 유난히 한산~~~~하다. ㅠㅠ

 

오늘 진행하는 전체인원이 나를 포함해서 17명이라고... ㅠㅠ

~!

 

지난번에 이어 지그림자형님과 하얀소형님이 또 불참하셨고...

으뜸상수형님도 안보이시고...

특부형님과 쿠키누님도 안보이신다.

푸른향님도 안보이시고, 얄개형님 옆에는 꽃잔디님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부상중인 들플형님도...

 

이거이 뭥미... ㅠㅠ

지그림자형님은 나한테 물도 2리터나 가져오라고 해서 어렵사리 가져왔는데...ㅠㅠ

 

연말이라 바쁘고 나와 비슷한 사정으로 못 오고...

다들 장난이 아닌가 보다.

 

나로 인해 잠시 늦어졌지만, 출발한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려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

난 이미 평소보다 과한 술을 마신 탓인지 쉽사리 잠이 오질 않고,

달리는 버스의 전면 유리창을 바라보니,

버스에서 비추는 헤트라이트에 의해 도로는 환하게 밝게 빛나고 있고,

유리창엔 부지런히 윈도브러쉬가 왔다갔다한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는 뜻... ㅠㅠ

 

아무래도 오늘 산행은 여러 가지로 힘들게 진행될 듯....

암울하다. ㅠㅠ

 

잠이 오지 않는 나는 고개를 내밀어 앞만 바라보는데...

단양휴게소를 지나고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목적지를 향해 오르막을 오르다가...

 

직선 도로에서 차가 왼쪽으로 약간 회전한다고 느껴지는 순간...

기사님이 갑자기 버스를 멈춘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내려서서 길을 살피고 와서는 도로가 결빙되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단다.

 

헤트라이트에 비추어진 도로가 반질반질해 보이는 것이

한눈에 봐도 도로가 얼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는지 와이퍼는 계속 작동중이고...

목적지인 벌재까지는 대략 8.5키로 정도 남았다고 기사님이 귀띰해 준다.

 

~! 여기서 들머리까지 걸어갑니다.

각자 스패츠를 하시고 우비도 입으시고 아이젠은 ...

각자 알아서 하되 최소한 준비는 해 가지고 가시는 것으로...

 

대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먼저 내려서고

나도 역시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우비를 입은 후 버스에서 내려서니,

비인 듯 진눈깨비인 듯 내리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엊그제 소백산에서와 같은 칼바람은 없다는 점...

전체적으로 온도가 많이 따뜻해졌다는 느낌이 드는 정도...

그러나 그래도 겨울날씨는 겨울날씨... 어쩔 수 없다.

 

단단히 챙겨입고 버스에서 출발하니 새벽150분이 넘어섰다.

 

무작정 길을 따라 걷는다.

완만한 오르막길인 이 길은 바닥이 미끄러운 것이 마치 아이스링크장을 연상케한다.

그래서 조심조심 갓길쪽의 눈을 밟으며 나아간다.

 

기사님 말씀대로 여기서 들머리까지 8.5키로 정도 남았다면 대략 2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

아니... 이 정도의 빙판길이라면 어쩌면 그 이상이 걸릴지도...

한참을 올라채니 어둠속에서 도락산과 황정산을 가리키는 이정표도 나오고...

그렇게 계속 진행하다보니 내리막에서는 다행히 얼음이 녹아 길이 양호하다.

 

그렇다.

북사면에 해당하는 오르막은 빙판길이고,

그나마 남사면의 내리막길은 얼음이 녹아 상대적으로 낫다.

 

지난 북진 때 타 산악회 따라갔다가 알바해서 도로를 걷던 기억이 새롭다.

문득 국토대장정을 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

 

그런데 차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포장도로인데...

차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이곳이 오지이거나,

이 곳 빙판으로 인해 차량들이 꺼려하는 곳이라는 얘기인데...

지나는 길 옆에 있는 희미한 버스정류장만이 그래도 근처에 마을이 있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을 뿐...

 

진행하는 동안 민가가 있는 마을근처에서는 인기척을 느낀 개들만 요란하게 짖어댄다.

한 마리가 짖으니 그 옆에 있는 개들도 덩달아 짖기 시작하고...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충청도를 벗어나서 문경으로 접어들면서 오르막으로 되어 있는 도로를 만나 올라채니

저 멀리 낯익은 터널이 눈에 들어온다.

 

벌재다. 

대략 2시간이 넘게 걸렸고, GPS를 살피니 대략 10여키로를 진행했다.

 

일단 간식을 먹고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려는데...

오늘 처음오신 광민님과 동녘바람님께서 산행을 포기하고 그냥 문경으로 내려가시겠다고 하신다.

 

이 분들의 원래 목적은 차갓재에서 하늘재까지가 목적이었는데.

이미 10키로를 진행해 온 상태에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보니,

황장산을 넘어 차갓재까지라면 모를까 하늘재까지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또한 차갓재까지만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에게는 무의미하니,

그냥 문경에서 우리를 기다리겠다고 한다.

 

 

04:25분 벌재 출발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을 문경방향으로 난 도로를 따라 내려가시라고 하고

우린 터널 위로 올라가 들머리를 찾아 올라간다.

 

그러나 막상 터널위에 올라서 보니 눈에 덮여 등로는 보이지 않고,

터널 공사를 위해 절개된 면으로 인해 경사는 급하고, 위험해보이기까지 하다.

 

한참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다가 일단 GPS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된비알을 오르기 시작한다. 

잠시 후 등로로 보이는 말뚝이 보이고 비로소 등로를 찾아 산행을 시작...

 

그러나 눈이 내린 이후 사람이 다닌 자취는 없는 듯, 발자국은 보이지 않고....

오직 토끼의 발자국으로 보이는 동물의 자취만이 우리를 안내하듯 등로따라 쭉 나있다. 

어둠속에서 지척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오르막을 오르는데 무척이나 미끄럽다.

 

겨울산행!

눈에 덮힌 산을 바라보고 배경삼아 사진을 찍는 것은 좋은데...

이처럼 종주하는 입장에서는 참 싫은게 사실이다.

 

눈길은 원래 오르막에서는 미끄러워 힘이 많이 들고...

또한 무릎이상의 깊이가 있을 경우 러셀할 때의 체력소모가 크고...

 

아이젠을 할 경우 아이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길을 걷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고...

이래저래 겨울에 산행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기 마련... 

 

04:46분 헬기장 도착

 

벌재를 출발한지 20여분 만에 첫 번째 헬기장에 도착한다.

들머리를 찾느라 헤매고 겨우 찾은 등로를 따라 진행했건만

그러나 미끄러운 눈길을 따라 오르막을 진행하다보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 

 

05:28928봉 도착

 

대략 1시간 걸려 1키로 조금 넘게 진행한 것 같다.

가파른 등로를 따라 오르다보니 아이젠을 끼었어도 미끄럽다.

군데군데 바위도 보이고 GPS를 확인하니 작년에 지나온 길을 지나고 있는데,

그러나 작년에 내려오던 그 길에 대한 기억은 전혀나지 않는다.

 

05:48분 폐백이재 도착

 

이어진 급경사의 내리막 후 평탄한 길과 내리막을 번갈아 가며 진행하니 폐백이재인가보다...

그러나 이정표도 없고 시그날도 보이지 않는다. 

 

06:221004봉 도착

 

아직도 주위는 어둠에 잠겨있고,

짙은 안개로 인해 더욱 더 희뿌옇게 느껴진다.

발아래에는 바위로 인해 산행속도는 더욱 더디어지기만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은 살방모드로 전환해야할 듯...

내 맘을 알았는지 아니면 모두의 생각이 일치했는지...

대장님께서 오늘은 그냥 차갓재까지만 가자고 한다.

 

워낙 준족들이라... 그리고 워낙 장거리를 많이 해 보신 분들이라

원래 목표했던 날머리인 하늘재까지 못 갈 상황은 아니지만,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만으로 봤을 때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은 기대할 수 없고,

비록 눈의 양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바위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속도를 낼 수도 없고,

또한 무엇보다 안전산행이 우선인 만큼 과감하게 차갓재에서 멈추기로 결정한다.

 

나야 뭐! 고마울 뿐...ㅎㅎㅎ

어제 저녁 송년모임에서 마신 술로 인해 다소 힘들게 산행하지나 않을까 내심 우려했었는데... ^^

 

본격적으로 살방산행모드로 변경... 

가파른 바위는 천천히 가능한 땀도 흘리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올라서고...

단지 아쉬운 것은 짙은 안개로 인해 전망이 영 꽝이라는 것...

 

7시가 넘어서면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우린 어느 이름 모를 야트막한 봉우리 정상에서 도시락을 꺼낸다. 

다행인 것은 바람도 잠잠하고 날씨도 지난 구간에 비해 훨씬 따스하다는 점...

 

그러나 여기까지 진행하는 동안 오르막과 내리막에 바위가 많다보니

손에 끼고 있는 장갑은 벌써 흥건하게 젖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렇게 춥지 않은 날씨라서 그런지 오랜만에 여유있는 식사를 즐긴다. 

 

08:11분 황장재 도착(↑벌재2시간30, ←문안골2시간20)

 

이어진 내리막을 내려서니 이정표가 하나 나오는데 황장재란다.

벌재에서 이곳 황장재까지 3시간50분 소요되었다.

 

~!

아무리 천천히 살방살방 진행한다고 해도 이건 좀...ㅠㅠ

 

그러나 그렇다고 빨리 진행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어차피 오늘은 차갓재까지 만 진행하기로 했으니... ㅎㅎㅎ

 

이어진 된비알을 오르는 길은 헐...ㅠㅠ

그야말로 수직 직벽을 오르는 듯...

 

때론 밧줄에 몸을 의지하고, 때론 나무줄기를 잡고서...

그러나 시간은 많고 굳이 속도전을 펼칠 필요도 없으니

 

쉬엄쉬엄 살방살방 온갖 포즈를 잡아가며

바위산형님과 거보대장님의 카메라에 몸을 들이대며 올라채니 감투봉인가보다. 

 

08:37분 감투봉 도착

 

깎아지른 듯한 바위를 조심조심 지나 완만한 오르막을 눈 덮인 능선을 따라가니

한쪽은 직벽으로 위험스럽기까지 하다.

 

길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어떤 곳은 무릎이상 쌓인 눈을 헤치고서 앞으로 나아가다보니  

얼라~! 이쪽은 길이 아닌가벼... ㅠㅠ

 

짙은 안개로 인해 시야가 제한되고, 시그날도 없고, 이정표도 없다보니,

다시 또 GPS를 꺼내 방향을 틀어 길을 확인하고서 내리막으로 내려선다. 

 

08:54분 안부 갈림길 도착(직진-대간, 좌측-산태골)

 

그러나 짙은 안개로 인해 별로 보이는 것은 없고,

가파른 바위를 조심스럽게 올라 정상을 올라채니 황장산이 눈앞에 나타난다. 

 

09:03분 황장산(해발1,077.3m)도착(→벌재3시간10, ↑북동능선-문안골)

 

벌재에서 여기까지 대략 5.5키로...

벌재 출발 후 약 4시간40여분이 걸렸다. ㅠㅠ

진짜 살방산행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

눈이 많아 길을 찾기도 어렵다는 측면도 있고, 바위가 얼어 위험하다는 측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어차피 차갓재까지만 진행하기로 해서 여유로운 산행을 만끽한다.  ^^

 

단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짙은 안개로 인해 지난 북진때 보았던 아름다운 풍광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 

개별인증샷과 단체인증샷을 남기고 여유롭게 다시 출발하여 이 구간 가장 위험한 구간인 묏등바위에 도달하고...

 

09:20분 묏등바위(위험구간(암릉 로프))

 

한사람씩 천천히 밧줄을 잡고 내려서는데...

 

아니! 이런~!

우리의 노조위원장 허구현님...

자세가 안 나온다...ㅠㅠ

 

우리 대간팀의 남녀최고령자인 자치회장이신 에코님과 규율반장(?)인 바이올린님을 포함,

다들 밧줄잡고 내려가는 자세가 잘 나오는데... 

우리 대간팀의 대원들의 희망인 노조위원장(?) 허구현님이 밧줄잡고 내려가는 폼새는 영... 아니다. ㅠㅠ

 

~!

어떡하나~!

이 구간의 날머리인 포암산구간도 그렇고,

담 구간인 조령산구간도 그렇고,

그리고 희양산구간과 속리산구간도...

앞으로 밧줄잡고 씨름해야 할 구간이 만만치않게 많이 남았는데...ㅠㅠ

아마 많은 연습이 많이 필요할 듯...ㅋㅋㅋ

 

하여튼 우여곡절 끝에 가장 위험한 암릉구간을 무사히 벗어나서

급경사의 내리막을 내려서니 작은 차갓재다. 

 

10:10분 작은차갓재 도착(←대미산 2시간 10, →황장산1시간)

 

원래 36구간으로 진행할 때 여기서 한 구간을 나눈다.

저수재에서 벌재를 지나 여기까지 한 구간으로 하고,

여기서 차갓재를 지나 하늘재까지를 한 구간으로 한다.

그러나 오늘은 이미 들머리인 벌재까지 10여키로를 걸었고,

눈이 많아 러셀도 해야하는 상황에다가 설상가상으로 바위에 얼음까지 얼어있어 위험하기까지 하다보니,

과감하게 여기서 한 구간을 접기로 한다.

 

그런데 여기서 접으면 너무 짧아 대간꾼으로서 위신도 서지 않으니,

기왕지사 중간에 멈출거면 남쪽 대간길의 중간인 차갓재까지 가는 것으로 하자고 한다.

 

여기서 차갓재까지는 1키로가 약간 안되는 거리...

한 개의 봉우리만 넘어서면 된다.

대략 20여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이제 암릉을 벗어나서 육산으로의 진입이다보니 정상적인 속도를 회복해서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진행해서 마지막지점인 차갓재에 도착한다. 

 

10:29분 차갓재(해발760m) 도착(대미산약 4시간, 황장산 약1시간40)

 

차갓재에 도착하니 작년에 우릴 반겨주던 장승들은 누군가가 훼손했는지 쓰러져있고,

지리산과 백두산을 가리키는 이정표도 쪼개져 내동댕이 쳐져있다.

 

조그마한 이정표일지라도 우리 대간꾼에겐 중요한 것인데...

부디 대간꾼들이 훼손한 것이 아니길... ㅠㅠ

 

드디어 14구간 째에 남쪽 대간길의 절반을 걸었다.

원래 목표했던 지점은 아니지만,

그러나 최소한 28구간으로 진행하는 입장에서 체면치레는 한 듯...^^

 

그러나 진행방향으로의 길을 보니 길이 상당히 좋아보인다.

이 상태라면 하늘재까지 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하늘재까지 대략 20여키로...

포함산까지는 대체로 길이 좋으니 눈길을 감안해 여유있게 잡더라도 대략 8시간 정도...

조금 무리한다면 6시간 정도로 단축하는 것도 충분할 것처럼 보인다.

 

현재시간 1030...

욕심은 나지만...

 

그러나 오늘은 올해의 대간종주의 마지막으로서,

송년산행을 겸하는 날이다 보니 보다 여유롭게 뒤풀이를 즐기기로 하고 과감하게 접는다.

 

그리고 각자의 인증샷과 단체사진을 남긴 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가 있는 날머리까지 내려간다.

 

그런데 앞서가는 여래향님이 오늘따라 무지하게 힘들어 보인다.

아니 지금 갑자기 그런 것이 아니라 오는 내내 계속 힘들어 했었다.

 

새로 산 신발 때문에 발목이 많이 아프다고...

새로운 신발을 신고 아직 발에 충분히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끄러운 눈길에, 위험한 바위길에, 더구나 아이젠까지 하고서 진행하다보니

아마 엄청나게 힘들었을 듯...

 

그나마 지태와 영알태 등 장거리 산행에 능하다보니, 그나마 여기까지 버티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눈길을 헤치고 내리막을 내려서니 저 아래 버스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10:50분 안생달 도착(와인피플)

 

때론 계획한 바대로 성취해야 직성이 풀리기도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고 중도에 벗어나게 되면 왠지 모를 박탈감에 실망을 한다.

 

지난해 북진 때는 1231일 마지막 송년산행을 댓재에서 백봉령까지 진행하려다가

두타산에서 무릉계곡으로 탈출했었다.

 

눈이 쌓인 양만을 비교할 땐 오늘은 그 때보다 훨씬 나은 조건이긴 하지만,

그러나 결빙구간으로 인한 위험수준은 오히려 더 심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  

어쨌든 안전을 위해 가다가 중단한 것은 비슷한 상황...ㅠㅠ^^

 

아무려면 어떠랴.

때론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추어 사는 것이 인생이지...

 

불굴의 무한도전도 좋지만,

그렇다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목표를 채우기위해 무모하게 강행하는 것도

때론 너무 무모한 결정일 수 있는 법...

 

힘든 산행은 산우들의 화합과 정신력으로 이겨내면 되지만

위험한 산행은 다수의 안전을 위해 대장으로서 용단이 필요한 상황...

 

어쨌든 오늘은 생각보다 일찍 산행이 끝나는 바람에 사우나시간이 여유가 있었고,

바이올린님이 준비하신 케익으로 조촐하게나마 송년산행기념식을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뒤풀이...

노조위원장 허구현님이 제안하고 리드한 난생 처음 겪은 충성주와 사랑주!

분위기에 휩싸여 나도 모르게 조금씩 마신 술에 비주류인 온당님도 나도 많이 힘들었던...ㅋㅋㅋ

그리고 모처럼 두분 대장님과 함께 우리 규율반장이신 바이올린님도 흠뻑 취한 좋은 자리가 이어졌다.^^

 

함께한 산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구요.

 

내년에 다시 또 건강하게... 그리고 반갑게 뵐 수 있길... ^^

 

                       

벌재까지는 네비에 아직 8.5km남았다는데 도로가 결빙되어 버스가 올라가지를 못한단다.

미끄러운 도로를 걸어서 벌재 들머리까지 이동.

벌재까지 2시간 넘게 걷는동안 지나가는 차량은 한대도 없고, 동내 견공들만 경계임무에 충실하느라 악을쓴다.

벌재 들머리를 출발.

미끄러워 진행이 상당히 더디기만 하다.

곳곳의 암릉은 결빙으로 매우 위험하여 조심스럽다.

암릉 통과를 할 때면 앞 사람이 안전하게 통과할 때까지 기다리고.

 

 

대간길에서 조망이 멋진 곳 중에 한 곳인데 짙은 안개로 꽝이다.

'버팔로'와 ['바위산'형님 촬영]

잠시 쉬며 에너지 보충.

'바이올린'누님, '여래향'님과 '아카데미'님

 

 

양쪽으로는 거의 절벽, 칼날 위에 서있는 기분이다.

암릉구간 통과.

황장산 정상

['바위산'형님 촬영]

['바위산'형님 촬영]

 

힘들게 올라왔지만 즐겁습니다.

오늘 구간중 가장 위험한 곳인 묏등바위 통과중.

앞사람이 통과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일행.

 

대간5기 노조위원장의 굴욕! 군대에 안갔다 온것 맞네요!!! 바위의 결빙으로 미끄러진 것인가?

▼ 마지막으로 내려오는 나의 모습['바위산'형님 촬영]

잠깐 머리를 내미는 봉우리.

월악산 방향으로도 잠깐동안 살짝 모습을 보여준다.

작은차갓재.

 

백두대간 중간지점인 차갓재

 

['바위산'형님 촬영]

['바위산'형님 촬영]

안생달 마을로 하산한다.

안생달 마을의 닭장이 평화롭고 시골스럽다.

문경읍으로 이동 온천욕을하고 시골손두부집에서 대간5기 송년쫑파티를 한다.

케익 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