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의 블로그
28차28구간(성삼재-중산리) 본문
㉘㉘㉘ 성삼재-중산리 ㉘㉘㉘
❈ 산행일시 : 2018. 12.28(금)-29(토)
❈ 산행인원 : 그린산방 대간12기 산우님들과 함께
❈ 산행코스 : 음정-벽소령-세석-촛대봉-장터목-제석봉-천왕봉-법계사-중산리
❈ 산행거리 : 25.13km(트랭글)
❈ 날 씨 : 맑음/강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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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무후기-‘긍지’
기분이 이상하다...
진짜 끝인거마냥...
끝은 또 다른 시작인게지?
다시 시작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대간 길 처음 나설 때 비장했고.
두번째는 두려우면서 설레이는 그 무엇이 있었고
세번째는 두렵지만 점점 편해지는...
네번째는 안도하다 큰 코 다치기도.
다섯번째는 다시 두렵고
여섯번째부터는 두려우면서도 계속 나가게 되는...
그리고.
일곱번째
여덟번째.....
언제부턴가
당연하게 가야 되는 길이 되었고
주변인들이 나를 내비뒀다.아니 나를 버렸다.
그래도 좋았다.
그냥 나는 걷는게 좋았다.
힘들어서 진짜 까무라쳐서 듁어버리고 싶기도 했고
굴러 떨어져 내려 가버렸음 싶기도 했고.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원망스러워 울고싶기도 했고...
많이도 미워했고
많이도 사랑했던.
그리고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이 길...
과연 내가 이 길을 걷지않고 행복 할 수 있을까?싶다.
그래서 심히 고민이다...
그래서 오늘 이 밤을 설치는지도 모르겠다.
12월27일목요일 밤11시52분....
12월28일금요일 밤
대간12기 제28차 졸업구간...지리산 천왕봉 으로....
오늘은 필경 여러가지를 합한 긍지의 날인가보다
암만 불러도 싫지 않은 긍지의 날인가보다.
.
이것이 나의 날
내가 자라는 날인가보다
2018년은 산에 살았다
쉬는 날엔 오로지 모든 스케줄을 산속에.산길에 두고 한없이 걸었다
힘들었지만 왜 또 그 곳으로 향했던지..
알 수 없는 이끌림.
그 마력에 끌려 저절로 걸었다.
저절로
그렇게...
대간28차 마지막 구간인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기위해 29일 금요일밤
10시 사당에 도착.
11시 아닌 10시를 수없이 상기하면서.
꽈~~악찬 버스가 추운날 기온을 올려 줄거란 확신을 갖고 말이지
마지막 지리산 구간을 놓고
기온이 팍팍 떨어진다.
한파한파 떠들어대지만 감이 오질 않았다
기온 영하14도, 풍속20~25m
겨울산에서는 풍속을 기온보다 더 중요하다는걸 지난 4월?
무튼 뼈시리게 느꼈다.
일자무식이 산행하며 정말 많이 배웠다.
겨울산행은 감성만 가지고 나섰다간 큰코 다치기 쉽상이며
민폐이기 일쑤이기에 단디 준비해야만 했다.
이것도 넣어야겠고 저것도 넣어야겠고..
가방이 뚱뚱해서 지퍼도 겨우 닫고선 사당으로 룰루랄라~~
거보대장님 백두대간100회공지.그린200회공지 기념으로
축하행사도 있고.대간 마지막 졸업 구간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뜻깊은 12월29일 제28차 구간이였다.
만차인줄 알았는데
언제나 처럼 하나 둘의 사정들이 생긴다.
기후의 변화까지 합세를 하고...
대간길의 매력은 이 기후변화를 애지간해서는 적용 않고 나선다는것!
그래서 비오면 비를맞고 눈오면 눈을 맞고 바람불면 바람맞고 걸으며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 가며
저 밑바닥의 나를 알아갈 수 있는 그 매력.
피할 수 없어 다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그 시간 속에 나를 풀어 두고 자유를 얻어가는..
그것이 내가 걷는 이유 였다.
버스는 가득찬 가운데 세자리를 비워두고 출발 한다.
오랜만에 대간의 전설들이 모이셔서 시끌벅적하고 하다.
대장님은 참석자분들의 간단한 소개와 인사를 하고 산행코스에 대해 심각히 의견을 물으신다.
예상치 못한 산행당일의 한파와 강한풍속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
산행 코스를 그대로 진행하기엔 무리가 따르겠다는
여러대장님이하 산우님의 의견에 코스를 어떻게 정해야 될지
산우님들께 고견을 구하시고...,어떻게 하는게 좋은건지는 내 생각은 없다,
대장님 결정에 따르는게 내겐 가장 최선의 방법이기에...
논의의 결론을 짓지 못하고 일단 소등을 한다.
오수 휴게소12시39분 도착.
잠이 들었다 깼다 반복을 했다.
휴게소 도착을 뜬 눈으로 확인하는 일도 거의 없거늘
이번엔 두 눈으로 휴게소 도착을 확인한다. 별일이다.ㅋ
김밥으로 요기를 하고 양치하고 다시 버스에 오른다.
출방당시 얘기 나왔던 산행코스 결정을 발표하신다.
아쉽지만 성삼재부터 출발은 다음으로 하고 음정마을에서 벽소령대피소로 올라가자신다.
종주를 기대하고 오신 산우님께는 아쉽지만 안전을 위해
다음을 기약하자는 양해말씀 구하시고 다시 소등.
2시30분쯤 도착하여 그대로 버스에 불을 켜지 않은채
사람들이 잠들어 있기를 기다리신다..
그러나 맘대로 되지 않는다
한둘씩 사람들 일어나고...웅성웅성 하나둘씩 채비를 하는 분위기다...
깜깜한 버스 안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나도 깨고...
나도 깜깜한 버스 안에서 신발끈 동여매고 하나둘씩 걸친다.
대장님 또 실패다...ㅋ
불을 켜고 3시 30에 산행 시작 하겠다 선포를 하시고,,
이미 옷을 다 껴입은 산우님은 덥고 답답하기도 하시다며 나가기도 하시고....
한사람 이미 나가면 버스안은 더 술렁인다...마음 급해진다...
예전 같음 정말 조바심 났을텐데...마지막 구간에 와서야 조급함은 없다...
뒤에 따라 가면 되지 라는 작은 여유가 생긴다..
이젠 나를 믿을수 있게 된 것 같다..나에 대한 작은 믿음...
참새가 전깃줄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전깃줄을 믿어서가 아니라
새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라했던
말이 절절하게 다가 오던때가 있었다,.,,
내가 나를 믿지 못했기에 늘 앞서 가야했고 뒤처져 있으면 불안했던
그때 그 시간들....
나와 무던히도 투닥투닥하며 견뎌온 시간이 그저 감사하고 대견하다.
그렇지만 아직도 힘이 드는건 사실이다.ㅋ
우당탕탕~한바탕 버스가 흔들리는 기분이다..
두꺼운 옷들로 감싼 사람들의 부피가 커지면서 점점 좁아진다..
호흡곤란한 느낌이든다..답답하다...나도 나간다
화장실 다녀왔더니 어머??출발한다는 말씀도 없이 한 그룹이 줄지어 오르고 있다,,
얼른 뛰어 간다..무방비 상태에 있던 다른사람들도 얼른 꼬리 붙이고 출발을 한다,,
꼬리는 오늘도 우뚝대장님이 지키신다.
백두대간벽소령이라는 커다란 석장을 찍어둔다. 출발시간 인증한다(3:39)
춥다춥다춥다를 너무 강조했던 나머지 산우님들이 뒤뚱거려 보인다.
생각했던 그 추위가 아님에 옷을 하나씩 벗는다...
가다가 또 벗는다
불덩어리 심야 대장님은 호흡곤란 지경에 이른다.
대장님 모락모락 머리에서 김이 나고,,,땀이 송글 거리신다며 옷을 벗으신다.
나도 벗고 너도 벗고 모두 벗는다...
아스팔트길??시멘트 길이였나???
시멘트길을 계속 오른다...
시멘트 길도 힘이든다...한참을 그 시멘트 길을 걸어 올라 갔다,.,구비구비...
음정마을에서 벽소령까찌 대략6.6키로미터...
바닥부터 쭈~~~욱 그냥 생각없이 올라갔다..점점 힘이 빠졌다..
땀을 흘리면 안된다 했다,,,겨울산행은 부지런 떨어야 한다고 했다,
땀나기전에 얼른 벗고 체온 떨어지기전에 얼른 입고,,,
땀나지 않기 위해 속도를 줄인다..
천천히 가다나니 뒤에오던 산우님들이 하나둘씩 앞지른다...그
리고 마지막 후미 빼고 모두 나를 앞지른다..
이런,,너무 천천히 걷고 있나??싶어
걸음을 빨리 옮기려 해보는데 빨리 걸어지질 않는다,,,왤케 힘이 드는지,,,
그러나 최선을 다해 빠른걸름음으로 옮겨 본다.,.다리가 아프려 한다,,,
쥐나면 안되는데...라는 염려를 하며 그래도 걷는다.
얼마나 왔을까??그냥 도로길이라 지루하고 많이 온 듯 한데
사실 긴거리는 아니였던 것 같다..
가도가도 길이 끝나지 않을 듯 할땐 '체념'이라는 무기를 꺼내든다...
언젠간 쉬겠지,,,언젠간 만나겠지...
그렇게 걷다나니 나를 앞질러 갔던 산우님 뒷모습을 만났다,
이제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 서는듯했다..
눈이 내려 내려 있기도 했고 어느구간은 눈이 다 녹아 맨도로이기도 했고...
본격적인 산길 들어서고서는 눈길에 빙판이다,,
아이젠을 신지 않았기에 한발한발 천천히 움직인다..
아이고~~이걸 어쩐다,,,
비탈진 외길 빙판오름에서 아이젠 신을 수도 없었고...
설설 기다싶이 한발씩 내 딪으며 올라간다..
바람소리도 휭~~휭~거칠어지는 듯 했다...
이미 산길 들어서기전 바람소리 예사롭지 않아 벗었던 옷을 껴 입었던 터라
그 바람이 두렵지은 않았다,.,
그러나 빙판은 두렵다,.,,아~~아이젠...어디서 자리 잡고 신고 가고 싶었다.
그럴만한 마땅한곳도 없었고,.,,곧 정상이 보일 듯 했다..
아니 정상이라기보다 오름을 치고나면 나오는 평지 같은 것,,.
눈 쌓인 돌계단이 꽤나 부담 스럽다,그렇지만 올라야지...
아~~언제쯤 힘들지 않을까??좀 편하게 산행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어케 앞사람 발뒷꿈치만 보고 가다나니 훤~해지는 기분이든다,,,
힘겹게 치고 올라 온 바로 그 고지는 벽소령대피소였다(5:43)
바람이 쌩~쌩~한다..6.6키로 올라오는 그 동안의 바람이랑은 차원이 다르다,,,
얼른 벽소령 간판 인증을 하고 대피소로 들어간다..
이미 도착한 선두분들은 덜덜덜 하시고 계신다.꽤 이른시간에 도착 하셨나보다...
대장님 출발전부터 컨디션 그닥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벽소령 대피소에서 뵜을떄
넘 추워보여 따뜻한 생강차 한잔을 드리니 안드신단다...
한모금 드시면 좋을텐데 기어이 안드시고는 덜덜덜 하고 계신다.ㅜㅜ
6.6키로 걷고선 허기가 지지 않는데 유난히 허기가 졌다.
그래서 아침으로 먹을 비상식량 빵을 두조각 먹는다.
다시 입을거 입고 더 단디 동여 매고 떠날 채비를 한다...
얼마나 머물렀는지 모르겠다..
아이젠도 신고,,,단디 준비를 한다,,,가방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내 몸에 월동을 준비하고 나니 그리고 허기도 채우고,..속도 덥히고...
대장님따라 출발한다
이젠 길이 좋다 했는데...
음...돌길돌길 이다...급한오르내림은 없지만 울퉁불퉁 돌길은 피로감2배다...
얼마쯤 갔을까???
조금 주변이 보이는듯하다...
하얗게 보이기도 하고....
까맣던 나뭇가지들이 하얗게 보이니...
휴~~~
요즘은 빨리 날이라도 밝았음 하고 소원하는 날이 많아졌다,,,
점
점
점점.....
붉어짐을 느낀다
까만나뭇가지 사이사이사이로 붉은 빛이 비춰 가지 하나하나를 다 드러내 보여준다...
적나라한 나뭇가지들을 보며 서로의 민낯이라도 공개하듯
부끄러운 듯 솔직한 모습들로 서로를 마주하고....(6:54)
핸드폰을 꺼내들고 또 흥분한다...
아!!!!
넘 좋다!!!
걸으며 찍고 찍고....
더 걸어가면서 탁 트인 시야를 맞이 할 기대는 버린다...
지금 찍지 않으면 없을지도 모른 그 공간,,,그 시간을 당장 있는 그대로라도 남겨 두고 싶다..
나중은 없다...
그리고 그 나중이 있을지라도 지금이랑은 또 다른 모습이니...
그런데 뻥뚫린 시야를 허락한다...(선비샘6:58)
아~~감탄하면 감사하며 찍어 대고...
하나둘 또 나를 앞질러 가고.,..그렇게 길을 내어주고 혼자 즐기며 룰루랄라~~~
앞서가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여느때 보다 더 동여 맸고,,여느때보다 더 고개 숙이고 걸었었기에...
잠시 허락된 시야에 숨한번 돌리고 조금 더 걸었더니...
오마나~~전망대가 딱 있다.(선비샘전망대7:06)
아!!멋지다~~하는데...
앞서 가던 한분도 그 여명을 보시고 가시는데 사진 찍어 드릴게요,,라고 했다,,,
서 계시는데 보니 풍광님이다.
껌껌해서 그저 나 여기 왔었노라~뿐 안되는 사진이였지만 혼자 뿌듯~하다.ㅋ
풍광님 한 장의 인증을 남기고 휘리릭~사라지시고
혼자 찰칼찰칼 아니 촬영~촬영~ 해댄다...
그러고 있다나니 우르르르 사람들 몰려오고,,,
한숨 돌리고는 모두 휠리릭~또 사라지신다...
내맘에 딱 좋은 여명들을 마주하고 나면
다른 새날을 마주하는 거 마냥 기분도 전환되고
옛것은 가고 새 것이 온거 같이 또 다른 내가 되어 걷는 기분이 들어 힘이 난다.
또다른 힘을 얻고,,,기분좋게 세석대피로를 찾아 간다...
거기에 가면 따뜻한 어묵...그리고 쉼을 할 수 있기에...
선비샘에서 세석대피소까지 3.9키로미터...
곧 도착 할 수 있을 것 같았다...새로운 내가 되었으니 말이다..
날이 점점 밝아져도 오고...다시 시작 하는걸음 마냥 기분좋게 걷는다...
이미 많은사람들이 나를 앞서 갔고,,앞 사람들을 쫒아 가는 상황이 되었다,,
전망대 이후로는 가지로 우거진 길로 들어섰고 여명도 등을 지고 걸어 가고 있는터라
시선을 둘곳이라고는 그냥 땅뿐이였다.
조금씩 고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상고대가 말해주고 있었다...
잠깐 끙끙했던가??
그냥 올랐던가???
선비샘전망대 이후 다시 맞는 전망대다..이번엔 사방이 다 보인다,.,,
가슴이 탁 트인다,,,
천왕봉을 찾아보세요~라는 말과 함께 산봉우리 소개가 있고,,,
천왕봉을 찾아 보려다 여기선 찍어야 된다며 휴대폰 카메라를 다시 꺼내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저 탁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스물스물 햇님이 기어 나온다...
어머???왠일...
기대 않았던 해가 떠오른다,,,(7:40)
눈부신 태양이다,,,
이미 한참을 멀리 보이는 꼭대기 뒤에서 올라 오면서 태양이 활짝 피고 있었던게다...
그 봉우리 넘을땐 거의 만개였기에 눈부신 태양을 마주하며
덜~덜~덜~ 하면서도 좋아라 일출을 바라본다
추워도 함께였기에 즐겁다...
같이 즐기는 일출은 추위도 견딜 수 있는 것 같다...
추운지도 모르고 잠깐의 일출을 만끽하고 다시 세석으로...
일출을 본 봉우리 살짝 내려서니 칠선봉이란다(7:53)
큰 바위들이 우뚝 장승처럼 지켜서고 있는데 멋지다...
그리고 또 오르고 ...내리고 오르고,,,,
간간히 오른쪽으로 보이는 풍경들에 시선을 주며 즐거이 걷는다...
그런데...바람이 점점 차갑게 느껴진다..고개를 저절로 숙여진다...
또 오르고 내리고...
조금씩 힘이 빠진다..걸음이 느려 지는 것 같다,
그래도 쉼없이 속도는 느려도 걸음을 몀추지 않고 갔다...영신봉(8:35)
꽤나 멀다...세석대피소.ㅠㅠ
3.9키로 금방 갈 것 같았는데 6키로 걸은것보다 더 멀게 느껴진다...
봉우리에서마다 봉제산님께서 산을 빙 둘러보며 설명을 해 주신다,,,
들을땐 "아~~"하는데 사진 찍어 오면
다시 여기가 어디지??하게 되는 이 대략난감함.,.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젠 산을 더 알고 느끼고 싶다..
나도 그 이름들을 불러주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영신봉에서 세석까지 0.6키로....
그런데...저~~멀리 우뚝 솟은 곳이 세석이라고...
아...언제 가지???...
보이면 다 온거예요 라고 설민님이 말씀하시는데...
보이는데 넘 멀리 보이잖아요...했더니...
아니 저기..저기...라며 바람개비 보이죠,,,거기 아래 집 안보여요???라며
키라님이 희망을 가득 싣어 주려는데
바람개비??하고 그 아래 보니 보인다...지붕...
점점 가까워 질무렵 그냥 직진하려는데...
아니 우측으로라고 일러주신다,,,우측 계단을 내려갔다.
오마나~~~세석대피소다...(8:44)
넘 반가웠다...그닥 길지 않은 거리를 넘 길게 오래 걸었다,,,
드디어 안으로 들어서는데,,,,
훈훈하다...
모락모락 김이 온 대피소를 날라다닌다
사람들 차가운 입김이 아닌 따끈한 국물이 끓고 있는 그 김,,,모락~모락~ 뜨거운 김!!!
아카데미총무님과 정원대장님 큰물섬님 승인님이 바쁘게 움직이고 계셨다.넘 반가웠다...
산행을 포기하고 추운날 무거운 짐 짊어지고 오셔서능
이렇게 따끈한 어묵과 라면을 끓이고 먹이고 계셨다...
얼마나 뜨겁던지,,,어묵국물보다 그 마음은 더 뜨거웠다..
정말 고마운분들,,,진정 대간길을 그리고 대간식구들을 사랑하는 맘이
어묵국 끓듯 같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넘넘넘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두개나 먹었다.,,국물도 두 번이나 먹고,,,
꽁꽁 얼었던 몸이 스르르륵 녹는다...
모자로 스며들어 꽁꽁 얼었던 땀이 빗물 떨어지듯 뚝뚝뚝 녹고 있다...
그래도 좋았다...이 따스함이....
몸을 녹이고 소란스럽던 그 장소를 벗어날 시간이 되어감을 느낀다...
선두분들이 출발을 한다...
에공,,,
다시 가야지....
다시 마음도 몸도 추스르고 떠날채비를 한다...
천왕봉 가야지...
지리산은 두 번째다...
처음 지리산 왔다가 발가락 어는지 알았다..그땐 겨울 원정산행 처음 이였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정말 산 잘 못 탈 때였는데
나보다 더 못타는 사람들로 구성된 멤버들이였는지
후미랑 1시간가량 차이 나는서 덜덜덜 떨며 기다리고 있었다...
하마터면 동상 걸릴뻔 했던기억이 난다...
어우~~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나마 그땐 더 젊었기에 참을수 있었나보다 싶다...ㅋ
첫 원정산행이여서 오래 기억이 남는다...추웠던 그대...
잠간 옛 추억에 잠기며,,,
그런데 그때 그길은 아닌거 같다...
왜 육산이라 느꼈던지,,,지리산이 육산이라 느꼈던 이유를 당췌 모르겠다,,,
추웠던 기억 말고 또 남는건
그 겨울에도 아늑함이 느껴졌다,,어디서였는지 모르겠다..
어느지점에서 어느상황에서였는지,,,
화장실 들렀다 세석정상 찍으러 간다,,,
이미 삼삼오오 떠나고 있었던터라 맘이 급했다...
후다닥 앞서 사라지는 사람들을 보며 걸어 가는데 아무도 없고
어찌 담대장님도 혼자 걸어 가신다...
세석대피소 지나면 이젠 룰루랄라 ~눈꽃길로 가는지 알았다..
그런데 왠걸,,,
바람이 바람이 쌩쌩 한다,,,
그리고 쭈~~욱 치고 오른다...울퉁불퉁 돌길,,,
힘은 들었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매서운 찬바람이 불면불수록
알싸한 웃음이 히죽히죽 새어 나온다..
기분이 좋아 지고 있다는 거다...
담대장님은 오돌오돌 하시는데 나는 그저 기분이 좋다,,,
세석정상 다 오르진 않는다..
담대장님께서 요기까지 오라신다,,요기까지 오면 배지 준다고,,,ㅋㅋㅋ
진짜 담대당님 서 계신곳 딱 가니 드르르륵~한다.ㅋ
그리고 턴하여 가던길로 가고...몇걸음이나 옮겼을까??촛대봉이라 써있다(9:30)
바람부는 풍경이 좋아서 사진으로 담으려는데,,,,
장터목가면 더 좋다고,,,어서 가자신다...여긴 게임이 안된다며,,,
그래도 몇장을 담고 담으며 갔다.
바람이 매서울수록 상고대가 이뻤다...그 찬바람이 난 싫지 않다..
그러나 너무 차긴했다...꽁꽁 다 싸매고 눈만 빼꼼 내놓고 온 맘으로 겨울을 느낀다...
속눈썹에까지 대롱대롱 얼음을 매달고서도 좋단다~
담대장님이랑 춥다 .빨리 가자. 뭐 이러며 가고 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홍길동 마냥 봉제산님이 나타나셨다.
혼자서,,,
송지님이랑 정아님은요???
했더니
세석대피소에서 중탈 하셨다하신다,,,거림으로??...어디로???
헉!!!!
먼저가신지 알고 가다가 뒤에 오신다고 믿고 천천히 아니 억지 빨리 걷지 않으며 걷고 있었는데,,,
어쩐지 휑~~해지며 바람이 더 차갑게 느껴진다
갑자기 마음 급해진다,,,
힘들다는둥 어쩐다는둥 그런 말들은 쑥 집어넣고서 걸음을 재촉한다...
담대장님도 어느새 눈앞에 사라져 버리고 없고,,,
안걸어지는 걸음에 재촉을 해보지만 더 빨라진건 마음뿐이지 걸음에 속도는 나지 않는다..
작은 오르내림을 바람을 가로지르며 걸어 갔고...가는 길목 곳곳엔 그저 모두 아름답기만 했다.,..
그나마 아름다운 설경에 취해 지친걸음에 위로가 되어 힘 싣어 걸을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풍경에 아쉬워하고 있으면 봉제산님께서 서보라며 곳곳에서그 풍경속에
나를 넣어 담아 주셨다. 기분이 업되어 덜 힘들게 걸어걸어 도착한곳은 연화봉(10:17)
곳곳에 봉봉봉 하며 왔지만 봉 같은 느낌의 봉우리는 사실 없었고,,,
그저 어느 길의 도로명 아니 건물명처럼 그냥 붙여놓은 이름같은 곳들이였다,,,
그렇지만 나름의 의미들은 있을텐데;...
아직 그 속을 헤아릴만큼 아는게 전혀 없다..
.그저 이 봉 지나면 천왕봉이랑 가까워 진다는 사실을 알뿐이다.
장터목까지 0.8키로....
앗싸!!!하는데...
0.8키로가 만만한 0.8키로가 아니라신다...
또 체념의 무기로 무장을 한다...
산넘고 물건너듯 산넘고 바위넘고 가끔은 작은 암릉도,,,
그리고 또 드넓게 펼쳐진 광야의 설원,,,,
왜 힘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덜 힘들면 좋겠다는 생각과 다음엔 조금더 여유있게
이 설원을 다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힘이 들어도 좋았다..바람 불어도 좋았다,..
느리지만 계속 걷기만 한다면 목적지는 언젠가 도착을 한다...
고개들어보니 장터목 대피소가 보인다(10:28)
대피소로 들어갔다..담대장님과 박달재님 키라님 설민님 계신다...
여기서 요기 하고 가자신다,,,
따뜻한 생강차 한잔 마시고 갈 생각이였는데...
모자에서 후두두둑 소나기 내리듯 물방울이 떨어진다...
호흡하면 내뱉은 숨들이 모자에 고드름으로 매달렸다 녹아내린다.
찝찝함...빨리 나가야지 싶다...차라리 꽁꽁 매달아 두는게 덜 찝찝한 느낌이들었다.
생강차를 얼른 마시고 떠날 채비를 한다...그때 긍지님!!하며 누가 나를 아는체하며
다가와서 얼굴 다 보여주는데도 잘 모르겠다...바짝 다가와서야 보니 구룡소 대장님이시다..
승인님 차 타고 세석으로 바로 오신다 하긴했었는데
세석에서 뵈지 않아 안오셨나??하는 의문이 들었던차,,,모습을 보이시니 반가웠다...
명길님, 록하트님과 같이 천왕봉 오르기 위해 먼저 출발 하셨던거였다..
짧은 인사를 나누고 28구간 하이라이트 천왕봉 점령을 위해 후다닥 나선다...
더이상 떨어지는 물방울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나섰다,,,.
그리고 빨리 가기로 한다...
몇걸음 마음 먹은대로 걸어보는데 허거덕!!!힘들다 한다...
앞선 마음은 몸을 힘들게 한다...다시 몸이 하자는대로 따른다...
와우!!!!
바람이
바람이
정말 날아 갈 것 같다...
힘 없는..좀만 가냘프면 날아가겠더라능....
그리고 뒤를 돌아 보는데 거~참,,,바람이 풍경이 된 듯 황홀하다...
명길님이 비틀비틀 온 몸으로 바람을 맞서며 올라 오고 계신다...
이것도 즐겁고...잼났었다,,,신났었다...
봉제산님께서 요기조기 사진을 막 찍어 주신다...
넘 좋다...
사진 찍히는것도 찍는 것 만큼이나 좋아라한다...
아니 내가 행복했던 즐거웠던 그 시간은 무엇으로든 기록,저장 하고 싶기에..
특히나 행복했던 시간속에 나를 풍덩 담아 두고 ,
두고두고 보면 다시 행복이 피어난단 말이지,,,
즐거워서 신나게 제석봉(10:54)또 지나고...
천왕봉까지 1.1키로미터 이정표를 보고나니 드디어!!!!라며
천왕봉을 눈앞에 두고 있는거 마냥...
반짝한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내게 천왕봉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이고~~1.1키로를 3키로 마냥 걸었다...
천왕봉 올라가는 길이 대청봉 올라가는 길이랑 비슷했다...
몇 미터 남겨두고선 아주 그냥 진을 뺀다...이를 앙다물고...
조그만더,,,조금만 더...하며...
와우!!!!!
보인다....
천왕봉!!!!!!(11:30)
천왕봉에서 단독 인증 힘들다며 얼른 찍으라시며 봉제산님께서 내 휴대폰 카메라에
대고 촬영!!!외치고 외치신다,ㅋ
이젠 진짜 하산길만 있다고...
천왕봉 석장을 안아보고 중산리길로 내려간다,,,
천왕봉을 등지고 몇 계단 내려서는데
이건 남의 나라다....
햇살이 얼마나 따시던지,.,.,
바람???
바람이 뭐냐???였다...
중산리에서 올라오시는분들 옷차림은 두꺼운 옷은 벗어
둘러매고 땀 흘리면 올라오고 계시고...
장터목쪽에서 천왕봉 오르는 사람들은 있는옷 없는옷 다 꺼내 입고
온 몸을 칭칭 둘어싸매고 오는 데...
어쩜 그 봉 하나를 사이에두고 전혀 다른 세상인지....
바람 없으니 살 것 같다라는 말을 얼마나 되풀이하며 긴 계단을 내려 갔다...
가다가 중간에 옷을 벗고 겹겹이 쓴 모자를 벗고...
그래도 더워다...
그리고 기나긴 돌길을 말이다,,,
중산리 날머리 도착때까지 (그 어마무시하고 능청스런) 돌길을 걸으며 내려 왔다,,,
천왕봉에서 중산리까지 약5.8키로를...
내가 정말 싫어하는 돌산...지리산은 돌산이였다...
나의 우매한 착각으로 배신감 들었던 지리산이였지만
며칠이 지난 지금은 또 가고 싶다라는 마음만 가득이다..
가도가도 돌길에 짜증이 스물스물 올라 올법도 했는데
다행히 봉제산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내려와
돌길의 원망을 잊어버릴수 있었던 것 같다...
가끔씩 내가 많이 바뀌었다 생각이 들 무렵 불뚝불뚝 본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직 멀었다 싶다.
대간길을 걸으며 그 속에 사람들을 보며 삶을 배우고 느끼고 성장해 가고 있다고 자부해 왔다.
아직도 갈길이 멀지만 느낄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싶다..
긴긴 매서운 바람길, 지리산길을 함께 걸어주신 봉제산님 감사했습니다...
가도가도 선두는 볼 수가 없다며,,,,
그래서 자존심 상한다며...ㅋㅋㅋ
비밀아닌 비밀이 왤케 웃긴지요...
정말 선두는 버스에 타고서나 봤당...ㅋ
대청봉 내려선 이후로 휴대폰 방전되어 나의 기록은 대청봉 까지였다
현다우에 올라타고선 시간을 보지않아 추측컨대...
날머리 도착시간은1시~1시20분경 사이로 기록을 종료한다.
거보대장님 대간100회공지,그린200회공지 축하하러
추운날 지리산길을 감행 해주신 산우님들 감사드립니다.
마땅히 울 대장님 축하받으실 자격 넘치시잖아요???^^
인기보다는 묵묵히 대간사랑으로 대간길목을 늘 불밝혀두고
함께할 산우님들 기다리시고 같이 걷고
같이 즐기시며 안전산행으로 이끌어주시는 대장님!!!
지금껏 안전산행 해오신것처럼 쭈~욱 안전하게 즐거운 대간길 계속 되어지길 바랍니다^^
너무 많이 감사드리고 다시 한번 축하인사드립니다!!!
2018년 한해 정말이지 대간길 걸으며 너무 많이 행복했습니다.
도피처로 왔다가 어느 순간부터 즐거운 놀이터로 들락날락 하였습니다.
대간길 걸을 때면 언제나 한 생을 살고 온 기분이였고...
칠흙같은 시간을 견디며 걷다나면 동터오는 그 시간은 또 얼마나 환희의 순간이였던지요...
힘들게 오르고나면 신나는 내리막이 있었고,,,순간순간이 의미있었던 길이였습니다.
대장님 그리고 함께한 대간12기 식구분들,,,,
그리고 구간자로 함께 대간길 같이 즐겼던 분들...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함께였기에 이 긴 길 완주 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행사 준비해신 아카데미총무님정원대장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그린핑거운영자님행사준비에 협력해 주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늘 고마운 우뚝대장님^^
그간 애 많이 쓰셨어요,
잠깐 홀가분하게 쉼~하시고 곧 뵐날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언제나 멀티로 움직여주시는 담대장님,정원대장님 ,에코대장님 감사드리며..
모두의 배려와 봉사로 대간길 무사히 종주하게 기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며 2019년도에도 행복한 산행길 되길 바랍니다.
함께한 모든분들께 감사드리며 한분한분 인사드리지 못함,
넓은 아량으로 이해 구하며 긍지 이만 사라집니다~~^^
오늘도 필경 긍지의 날이였습니다~^^
긍지의 날 - 김수영
너무나 잘 아는
순환(循環)의 원리(原理)를 위하여
나는 피로(疲勞)하였고
또 나는
영원(永遠)히 피로(疲勞)할 것이기에
구태여 옛날을 돌아보지 않아도
설움과 아름다움을 대신하여있는 나의 긍지
오늘은 필경 긍지의 날인가보다
내가 살기 위하여
몇개의 번개같은 환상(幻想)이 필요(必要)하다 하더라도
꿈은 교훈(敎訓)
청춘(靑春) 물 구름
피로(疲勞)들이 몇배의 아름다움을 가(加)하여 있을 때도
나의 원천(源泉)과 더불어
나의 최종점(最終點)은 긍지
파도(波濤)처럼 요동(搖動)하여
소리가 없고
비처럼 퍼부어
젖지 않는 것
그리하여
피로(疲勞)도 내가 만드는 것
긍지도 내가 만드는 것
그러할 때면은 나의 몸은 항상
한치를 더 자라는 꽃이 아니더냐
오늘은 필경 여러가지를 합한 긍지의 날인가보다
암만 불러도 싫지 않은 긍지의 날인가보다
모든 설움이 합쳐지고 모든것이 설움으로 돌아가는긍지의 날인가보다
이것이 나의 날
내가 자라는 날인가보다.
<1955. 2>
[출처] 긍지의 날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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